도시텃밭? 이제는 자원순환텃밭이다

가정에서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는 그 처리비용도 문제지만 처리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자연의 순환원리를 이용해 퇴비로 만들면 예산과 에너지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물재배에 이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강동구가 음식물쓰레기를 동애등애와 지렁이 등을 이용해 퇴비를 생산하는 퇴비공원을 국내 최초로 조성하고 있다. 퇴비공원에서는 자원순환과 관련된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아울러 시민들에게 자원순환을 홍보·교육하는 전시 및 체험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11월 9일 퇴비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강일동 가래여울텃밭을 찾아가 퇴비공원의 주요 시설들을 둘러봤다. 드넓은 텃밭 사이로 흰색의 커다란 돔이 눈에 들어왔다. 퇴비공원을 설계한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이사장은 비닐하우스와 같은 가설건축물만 지을 수 있을 텃밭에서 보다 공원의 격을 높일 수 있는 디자인 효과를 내기 위해 돔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돔은 자연의 순환원리를 담은 디자인이라고 한다. 안철환 이사장은 “원이 자연이며, 각은 인위적 것이다. 돔은 에너지를 잘 순환시켜 난방 효율도 좋을 뿐만 아니라, 바람에 맞서지 않아 태풍에도 잘 견딘다”고 설명했다.

마치 과학연구기지처럼 보이는 돔 안에는 동애등에 사육장이 갖춰져 있다. 동애등에는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먹고 분해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대표적인 환경정화 곤충인데다 인간에게는 전혀 해가 없는 착한 곤충이다.

이곳 동애등에 사육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로 주어 분해하는 동애등에 유충 사육설비와 동애등에를 번식시키는 우화장을 갖추고 있다. 사육설비 내부에는 선반이 칸칸이 있고, 선반에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 넣어두면 동애등에 유충이 먹고 분변토를 만들어 낸다.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15일 정도 성장한 후 번데기로 변하는데, 번데기를 우화장으로 옮겨서 성충으로 변태시킨다. 다시 성충들이 알을 낳고 유충들이 부화하면 사육장치로 옮겨 음식물을 분해하는 순환 시스템을 이룬다. 번데기의 일부는 사료용 단백질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곳 동애등애 사육장치는 하루에 50kg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부산물로 얻어지는 분변토는 퇴비공원 내 텃밭에서 농작물을 키울 퇴비로 이용한다. 당분간은 교육과 체험용으로 소규모 시설을 운영하다 퇴비면허 등의 요건을 갖추면 강동구 도시텃밭 전체에 사용될 퇴비를 생산하는 자원순환기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철환 이사장은 “강동구의 도시농업에 들어가는 퇴비를 모두 금액으로 환산하면 5,000만 원 정도인데, 퇴비공원에서 그만큼을 생산하고 공급하다면 충분히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돔 안에서는 다양한 자원순환 기술을 소개하는 전시와 함께 가정에서 쉽게 자원순환을 실천할 수 있게 해 주는 지렁이통이나 음식물쓰레기 퇴비통을 제작을 하는 체험공방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퇴비공원에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환경기술과 설비가 적용되었다. 커다란 돔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빗물을 저장고에 모아 쓸 수 있도록 했고, 대소변을 모아 퇴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목조화장실도 설치했다. 폐타이어와 폐자재를 재활용해 조성한 텃밭도 이채롭다.

특히 중수도(中水道) 개념을 적용한 정화연못은 독창적이다. 중수도는 수돗물을 한 번 쓰고 하수도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모아 재활용하는 시설이다. 퇴비공원에서는 화장실이나 주방에서 사용한 물을 활성탄과 모래가 들어 있는 고무통을 통과시켜 일차 정화를 한 후 정화연못으로 흘려보낸다. 연못에서는 부레옥잠이 질소 성분을 흡수하며 다시 물을 정화한다. 이후 정화된 물을 연못 밑에 있는 논으로 보내 벼를 키우는 농업용수로 활용한다.

동애등애 사육장 역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태양열 집열기로 물을 데워 동애등애 사육장을 난방하고, 이 물을 순환시킬 펌프도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도록 했다. 퇴비공원 전체가 자연의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고, 자연에 오염이 될 만한 어떤 것도 그대로 버리지 않으려는 철학과 지혜가 담겨 있다.

현재 조성 막바지에 있는 강동구 퇴비공원이 내년 개장을 하면 자원순환을 확산시키고 도시문제 해결에 있어 도시농업의 역할을 확대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종종자 보존과 자원순환의 확산을 도시농업의 목표로 삼아왔다는 안철환 이사장은 “토종종자 지키기 운동이 펴져나가면서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지만 자원순환 운동은 개인이 실천하기에 쉽지 않은 점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강동구 퇴비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원순환의 철학을 배워가 확산되는 기폭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