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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벌을 키우다 보니 연례행사처럼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소방서에서 전화가 온다.  통성명도 없이 대뜸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한 마디.   “양봉업자시죠?”   “네, 그런데요.(업자라는 어감 때문에 이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 00소방서인데요, 꿀벌이 나무에 붙었는데 잡아가실 수 있나요?”  “가고는 싶은데 지금 멀리 있어서 죄송합니다.(정확히는 바쁜 일정에 갈 수가 없었다.)”    이런 전화가 매년 수십통씩 왔다.  처음에는 성동구에서만 연락이 오더니 광진구, 종로구, 구로구, 은평구, 중구 등 서울 전역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엔 ‘바빠 죽겠는데, 알아서들 좀 하지!’ 이렇게 생각했다.  2017년 어느 여름, 또 다시 걸려온 소방서의 전화. 때마침 현장과 가까이 있어 덩달아 출동했다.  불 앞에선 일사분란한 소방관들이 벌 앞에선 우왕좌왕한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 벌집제거를 도와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벌집제거와 긴급출동이 겹칠 때 생기는 문제, 벌집제거를 하다 쏘이거나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심지어 2015년엔 경남 산청에서 벌집제거를 하다 순직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벌집제거로 연간 15만건 출동, 총 출동건수의 1/4  그 얘기를 듣고 소방관의 벌집제거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았다. 기사에 쓰인 숫자가 잘못된 줄 알았다. 전국의 소방관이 매년 15만건이나 벌집제거로 출동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출동건수 65만건의 1/4이나 되는 숫자였다.(2017, 소방통계연보) 뭔가 잘못된 느낌이었다. 벌에 관해선 비전문가인 그들이 출동하는 게 과연 맞을까 생각해보았다.  벌집제거를 위해 소방관의 출동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어림잡아보니 출동시 4인 1조, 약 1시간이 소요된다고 가정했을 때 220억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벌집제거 출동으로 다른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시간이 늦어진다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였다.  사후처리에서 예방으로  소방통계를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매년, 계절별로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봄과 초여름에는 꿀벌로 인한 출동이 잦았고,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말벌로 인한 출동이 잦았다. 이는 벌의 생애주기와 깊은 연관이 있었다. 사후처리 시기는 꿀벌이든 말벌이든 세력이 최고조일때다. 그렇다보니 벌의 숫자도 많고 공격성도 강할 때이다.  수년간 벌을 공부해본 결과 벌의 종류에 따른 생애주기에 맞게 대처하면 사후처리를 위한 출동이 아닌 사전예방이 가능해 보였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영역이 아닌 말벌도 공부하고 말벌과 야생벌 교수님에게도 자문을 받아가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꿀벌과 말벌에 맞게 예방법을 발견하였고, 이를 위한 예방장비도 마련하였다. Bee119 꿀벌구조대 설립 2019년 시범사업으로 실시된 Bee119 꿀벌구조대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 시범사업은 우리의 활동영역을 넓혀줌과 동시에 도시농업, 도시양봉 사업의 확장과도 연관이 있다. 이 일을 위해 6명의 꿀벌구조대원을 교육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분들로 구조된 꿀벌로 생계를 이어가고자 한다.  기존 체계의 불편함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일이지 않을까 싶다. 2019년 시작된 Bee119 꿀벌구조대는 계절적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가 원하던 성과를 내진 못하였지만 2020년엔 2019년에 쌓아둔 기본기를 통해 더욱 도약하는 해가 되리라 예상된다.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사회에 쌓여있는 작은 불만들을 살피다 보면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2020년에는 Bee119 꿀벌구조대는 구조단와 예방단으로 활동하게 된다. 꿀벌구조대 예방단은 봄철에 2주에 1번 정도 활동할 예정이다. 함께 벌과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고 싶고 꿀벌을 구조하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연락을 바란다.  **2020년 Bee119 꿀벌구조대의 Bee상을 꿈꾸며.  어반비즈서울 대표 박진 씀.   어반비즈서울 소개 어반비즈서울은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벌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드는 소셜벤처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도시의 벌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벌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과 체험을 진행하고, 벌의 먹이가 되는 정원과 숲도 조성한다.  www.urbanbeesseoul.com  mib@urbanbeesseoul.com 070-767-8585

2019년 12월 10일 | 박진

어느덧 2019년의 마지막 기고입니다.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하다가, 오늘은 ‘농사’와 ‘작물’을 짚어본 뒤 글을 마칠까 합니다. 농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뒤 한 관련 강연에서 농사의 농農이란 글자를 풀어보면 ‘별(辰)의 노래(曲)’이고, 농부는 그러한 별의 노래를 듣고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창 농사에 대한 열의로 불타오르고 있던 때인지라 그 이야기에 속된 말로 뿅 갔지요. 농사란 별의 노래를 듣는 일이라 믿으며 흙을 어루만진 지 어언 몇 년,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별의 노래를 듣는 일은 너무 낭만적이고 고상한데, 인간은 왜 이 고역과도 같은 일을 시지프스처럼 계속 되풀이하는 걸까? 그런 의문이 생기자마자 당장 한자사전을 뒤져보았습니다. 농農 자가 노래 곡曲과 별 진辰으로 형성되어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걸 별의 노래라고 풀이한 게 너무 1차원적인 해석이었던 겁니다. 한 글자씩 더 따지고 들어가보면 이렇습니다. 曲은 노래라는 뜻 이외에 구부러져 있다는 뜻이 으뜸입니다. 거기에서 비롯되어 작은 변화가 있는 일이란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갑골문에서는 자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즉, 인위적인 것이 전혀 없는 자연에 인간이 개입하여 구획 등을 만들며 변화를 일으킨 모습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그림 제공 한자로드 신공윤> 이때, 이렇게 자연에 구획을 정하고 나누며 변화를 일으키는 도구가 바로 辰입니다. 이 글자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하나는 조개가 발을 내민 모습을 본뜬 것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농기구의 모습을 본뜬 것이라 합니다. 갑골문을 보면 과연 그렇게 생겼습니다. 농사를 아는 사람의 눈에는 따비나 보습이 달린 쟁기처럼 보일 겁니다. <그림 제공 한자로드 신공윤> 자, 곡과 진의 기원과 뜻을 알고난 뒤 農이란 글자를 다시 봅시다. 이 글자가 과연 별의 노래를 뜻할까요? 농부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존재가 맞습니다. 자연과 맞닿아, 자연 속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이기에 자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연을 그대로 놔두며 보고 즐기기만 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그가 자연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본인의 의도와 목적에 맞게 잘 이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의 생존에 필수적인 자연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게 본인에게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오래오래 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아무튼 글자의 의미로만 본다면, 農이란 자연 안에서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의지를 행사하는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별의 노래를 듣는 일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그런 맥락에서 작물作物이란 글자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 작물은 식물植物은 식물이지만 자연의 일반적인 식물과는 다릅니다. ‘짓다, 만들다’라는 뜻을 지닌 作이란 글자에서 드러나듯이, 여기에도 이미 인간의 의도와 목적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지난 기고에서 몇 번 이야기한 것처럼 식물에게 그를 실현하는 과정이 바로 육종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며 작물은 자연 속의 여러 식물과는 그 성질이 많이 달라집니다. 야생의 식물 같은 경우에는 땅속에서 씨앗으로 몇 년 동안이나 잠들어 있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조건만 조성되면 싹이 틉니다. 하지만 작물은 그렇지 못하죠. 또, 자연의 식물은 작물과 달리 빛과 양분,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성장하여 씨를 맺습니다. 즉, 작물이란 단어에는 이미 인간의 손을 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자연의 식물로 남아 있었겠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걸 채집 등을 통해 식용으로 활용했겠지요.   농사와 작물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오랜 옛날부터 해오던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조선 말기 정조의 권농윤음과 그에 답하는 정약용 선생의 대답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정조는 어떻게 하면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지 각계각층에서 의견을 개진하라는 명을 내리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대체로 농사짓는 방법은 천시天時에 따르고, 지리地利를 분별하고, 사람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낳은 것은 하늘이고, 기르는 것은 땅이고, 성장시키는 것은 사람이다. 천·지·인의 도道가 합쳐진 다음이어야 온갖 농사일이 제대로 되는 것이다.”   이에 정약용 선생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대저 농사는 세상의 큰 근본입니다.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는 인화人和가 있은 뒤에야 힘을 합하여 낳고 기르고 성장시키게 되고, 드디어 원기元氣가 유행하여 다 함께 육성됩니다. 별이 운행하는 도수의 구분과 밭두둑과 도랑을 파는 구별, 편안하게 하고 이롭게 하는 것과 권장하고 책임지우는 방법은 대개 농사일을 부지런히 힘쓰게 하기 위한 것으로 도인稻人(벼 전문가)이란 관직과 권농관勸農官이란 관직을 설치하게 된 까닭입니다. 농기구를 선택하고 곡식 종류를 분별하며, 씨를 뿌리고 거두는 것을 도와 부지런하도록 권하며, 곡식과 비단을 징수하여 게으른 사람을 징계하는 것은 융성하던 농사를 감독하여 흥기시키기 위한 요순 시대의 정치였습니다.”   두 분의 이야기 속에서 하늘의 때(날씨, 기후 등)와 땅의 이로움(토질, 땅심, 지형 등) 말고도 사람의 힘과 화합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하늘과 땅이란 자연에 순응하고 잘 분별하는 일에 더하여 사람들이 서로 힘을 합해 그 힘을 다해야 농사가 잘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아무 때나, 아무 데에나 작물의 씨앗을 휙 던져놓고 무언가 자라면 뜯어먹고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의 행위는 농사가 아닙니다. 하늘의 때를 잘 살피고, 땅의 이로움을 잘 분별하면서 서로 함께 힘을 다하여 작물이 제대로 자랄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는 일, 그것이 바로 농사입니다. 그리고 이는 도시농부들도 잊지 말고 새겨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2019년 12월 10일 | 김석기

건강한 밥상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엄마가 차려주시는 밥상이 얼마나 정성 가득하고 영양이 듬뿍 담긴 건강한 집밥이었는가를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아빠와 우리 육남매가 깊은 잠에 빠져있는 새벽, 작은 소리에도 누군가 깨어날까 조용히 아침식사를 준비하셨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마다 육수를 내어 국과 찌개를 끓이고 밥을 짓고 몇 가지의 반찬을 만드셨다. 그렇게 가족을 위한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들어 두시고 후다닥 서둘러 출근을 하셨다. 엄마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나로써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시간이지 않을까 쉽다. 그렇게 아침마다 모든 요리를 새롭게 손수 만드셨는데 퇴근길에 사오 신 싱싱한 재료로 만들어주시는 모든 요리가 맛있었지만 특히 채소요리가 매우 다양하고 요즘 내가 추구하는 마크로비오틱 식사법과 거의 흡사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라 요리를 할 때 엄마의 맛을 흉내내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엄마의 다양한 채소요리는 병원에 거의 갈 일이 없었던 우리 육남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식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집 이외의 장소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그러면서 전에는 당연했던 집밥의 맛이 당연하지 않음을 알았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인 듯 건강한 밥상을 찾아가며 그 과정 속에서 채소 키우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소박한 도시농부가 되었고 소량씩 다양한 채소를 키우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10월에서 12월이 제철인 늙은 호박을 소개해 볼까 한다. 호박은 자라는 중에 중간 중간 잎을 수확해서 호박잎 쌈밥을 그리고 살짝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수확한 호박은 전, 조림, 찜, 무침 등 다양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또, 속에서 나온 씨앗은 물에 불려 겉 껍질을 벗긴 후 살짝 볶아 매일 영양간식으로 먹기도 좋다.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 재료 중 하나가 호박이다. 여러 가지 호박 중에서도 늙은 호박은 이뇨작용이 뛰어나 부종예방에 좋으면 포만감을 주어 식사량을 조절할 때 도움을 준다. 그리고 비타민c, 칼륨, 레시틴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이 뛰어나며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번 호의 요리는 평소 호박과 팥을 좋아하는 내가 자주 즐겨 먹는 요리이다. 늙은호박 팥 조림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늙은호박을 팥과 함께 졸여 부족해 질 수 있는 미네랄의 균형을 맞추어준다. 또한 늙은호박에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고 팥은 지방분해 효과와 함께 변비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간식으로도 좋고 밥 반찬으로도 잘 어울리는 메뉴이다. 만약 늙은호박이 없다면 단호박으로도 가능하다. 늙은호박 팥 조림 재료 늙은호박 1/4개, 팥 1컵, 채수 3컵, 소금 1t, 원당 1T, 간장 1T 만드는 방법 1.마른 표고, 무, 양파, 파 등 냉장고에 남아있는 채소를 물과 함께 30분 이상 푹 끓여 채수를 만들거나 생수를 준비한다. 2.늙은호박은 깨끗이 씻어 자른 뒤 씨를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팥은 깨끗하게 씻어 물을 붓고 끓인 후, 팥물은 따라서 버리고 다시 찬물을 부어 끓이기를 2번 더 반복한다. 그리고 채수를 넣어 다시 끓인다. 4.물이 졸아들고 팥이 익으면 소금, 간장, 원당을 넣어 섞어준다. 5.손질한 늙은호박을 넣어 푹 익을 때까지 졸여 완성한다.       *박선홍 님은 9년차 도시농부로 네이버 블로그에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 에세이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출간하기도 했고, 최근  두번째 책 (베이킹 책)을 < 비건 베이킹 채소로 맛있게 구웠습니다 > 를 출간했습니다.  

2019년 12월 10일 | 박선홍

고구마가 가장 맛있을 때는 언제일까?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숙성된 맛은 겨울을 지나 봄에 먹는 고구마였다. 올해도 작년에 수확한 고구마를 주방거실에 두고 봄까지 먹었다. 모종을 키우는 종자로 사용한 적도 있었고, 내년에 사용할 종자용 고구마와 생강을 거실과 방안에 보관하고 있다. 고향인 농촌 집에서는 고구마를 온돌방 윗목에서 가마니에 넣고 고구마를 보관했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저장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였다. 마루 밑 땅속으로는 어른 키 높이의 저장창고가 있었다. 한 겨울에도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다음해 봄까지 여러가지 작물을 보관했었다. 도시의 주거환경에서도 난방을 하는 집안에서 오랫동안 작물을 보관할 수 있다. 고구마는 10~15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면 봄까지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생강과 토란도 보관한다. 무우,당근은 베란다,보일러실에서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으면 보관할 수 있다. 방안이나 거실의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받침대를 놓고 보관하거나, 실내온도가 높다면 천정의 가까운 곳에 보관한다. 냉장고 위는 발열이 있어서 조금 더 따뜻하다. 준비물은 작물을 넣어둘 종이상자와 스티로폼상자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보관하려면 작물은 상처가 없고, 껍질은 수분이 없어야 곰팡이를 막을수 있다. 상자안에 보온력을 높이려면 잘 말려서 수분이 없는 왕겨를 넣기도 하고, 헌옷이나 신문지를 작물사이에 넣어도 된다. 적정온도에서 작물은 겨울잠을 자는것처럼 휴면상태에 들어가는데, 종이상자와 스티로폼상자는 산소가 통할수 있는 작은 구멍을 만들어준다. 무우와 당근은 잎을 제거하고 뿌리부분이 위쪽을 향하도록 거꾸로 세워서 보관해야 새 잎이 나오지 않는다. VLUU L200 / Samsung L200  

2019년 12월 10일 | 오창균

  ​ 커피 찌꺼기가 넘치는 세상이다. 연간 배출량이 15만 톤이니 허풍만은 아니다. 이런 커피 찌꺼기도 자원이 된다. 대표적인 게 퇴비로의 변신이다. 환경 부하를 줄이면서도 토양에는 보약으로 쓸 수 있는 방책이다. 이게 바로 마당 쓸고 돈 줍는 격이다. 만들기도 쉽다. 위생적인 데다가 커피 향까지 은은해 집안에서도 혼자 할 수 있다. 준비물도 간단하고 돈도 들지 않는다. 커피찌꺼기를 퇴비로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하다. 우선 뚜껑 달린 스티로폼을 하나 주워온다. 10ℓ크기가 무난하다. 이때 스티로폼 바닥에 여러 군데 구멍 뚫는 수고로움은 따른다.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과잉수를 배출할 목적이다. 뚜껑에도 듬성듬성 뚫어준다. 발열하면서 생기는 수증기를 빼내기 위함이다. 뚜껑 안쪽에 맺히는 결로 현상(물방울)을 막을 수 있다. 볼펜 두께 정도의 구멍이면 된다. 커피찌꺼기도 얻어 오자. 집 주변 커피숍으로 발걸음하면 된다. 이삼일 전에 부탁하면 헛걸음 하는 일은 없다. 마지막으로 챙길 게 발효 촉진제다. 커피찌꺼기 퇴비 전용 발효제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텃밭에서 쓰는 일반 퇴비 한 줌으로 가능하다.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우면 밭 흙 한 사발로 대체할 수 있다. 숲 속의 부엽토를 채취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유용하게 쓰 수 있다. 퇴비화과정의 필수 요소는 수분과 탄질률을 맞추는 거다. 퇴비화에 요구하는 수분 함량은 60%, 탄질율은 20~30:1 범위다. 다행스럽게도 커피전문점에서 배출되는 커피찌꺼기는 위 두 조건을 충족한다. 이런 커피찌꺼기 대부분은 손으로 쥐었을 때 촉촉한데 그런 감촉을 수분 60%로 본다. 물론 업소마다 배출되는 과정이 다를 수는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탄질율 또한 교정할 게 없다. 커피찌꺼기 그 자체 탄질율이 25 내외이기 때문이다. 요구하는 탄질률에 안성맞춤이다. 뭘 넣고 빼고 할 것도 없이 그대로 쓰면 된다는 의미다. 참고로 탄질률이란 탄소 대 질소의 함량비를 말한다. ​재료 준비가 끝났다면 이렇게 해보자(커피찌꺼기 10ℓ기준). 크기가 넉넉한 용기에 커피찌꺼기를 넣고 준비한 발효제 두 줌 분량을 첨가한 후 골고루 섞는다. 사용하는 발효제는 조금 덜 투입하거나 많이 들어가도 문제될 게 없으니 정밀하게 계량하지 않아도 된다. 혼합이 끝나면 뚜껑을 닫고 한갓진 곳에 둔다. 보통 이틀이 지나면 따뜻하게 발열이 시작된다. 발효가 진행된다는 의미다. ​열흘에서 보름이 지나면 발열온도는 대기 온도 수준으로 떨어진다. 퇴비더미 속에 산소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생물들이 호흡을 못해 활동을 멈췄다는 신호다. 이때 뒤집기 작업을 한다. 처음 혼합할 때 썼던 용기에 내용물 전부를 쏟고 아래 위가 골고루 섞이도록 재혼합한다. 이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산소 공급이 이뤄진다. 이때 내용물이 건조해졌다면 물을 조금씩 첨가하면서 최초의 질기로 맞춰준다. 이런 뒤집기 작업을 보름 간격으로 3~4회 반복한다. 이 후는 발열은 나타나지 않는다. 발효가 끝나간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후 숙성(한 달) 기간을 거쳐 사용한다. 이렇게 퇴비로 변신한 커피찌꺼기는 풋풋한 흙냄새와 함께 희미한 커피향을 토해낸다.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반증이다. 거실 화분에도 넣을 수 있고 텃밭 거름으로도 쓸 수 있다. 이 공정이 익숙해지면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 해보길 권한다. 커피찌꺼기에 다른 부산물을 더해 퇴비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부산물로는 깻묵과 버섯폐배지를 추천한다. 커피찌꺼기에 깻묵이나 버섯폐배지를 7:3비율로 혼합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깻묵은 커피찌꺼기 퇴비의 질소 함량을 높여주고, 버섯폐배지는 내구부식 량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하더라도 퇴비 만드는 전체 과정은 위와 같다. 이렇게 퇴비로 한 몸이 된 커피찌꺼기, 깻묵, 버섯폐배지는 작물의 양분이 되었다가 최종 땅심에 안긴다. 내 가족 식탁에 오르는 건강한 먹거리는 덤이다. 퇴비 만드는 시기는 늦가을이 좋다. 텃밭의 갈무리도 끝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커피찌꺼기 퇴비 만들기는 소리 없는 환경운동이자 자원순환에 동참하는 길이다. 도시농부들의 몫이기도 하다. 오늘이라도 시도해보자.     홍순덕 (한국사이버원예대학 도시농업전문가과정 주임교수)

2019년 11월 21일 | 효재 홍순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