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소식 전체 (89)건

자연과 마주하는 텃밭 안에서 나는 마음의 휴식을 얻는다. 사람과의 관계 안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 밖에 없는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때로는 나의 고민과 푸념도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주며 텃밭에 울려 퍼지는 좋아하는 음악도 함께 공유하는 사이 이기에 키우는 채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채소의 첫 수확은 항상 설레임을 가져다주었고 십 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도 그 설레임을 그대로 전해준다. 애호박을 처음으로 수확하던 날도 역시 그러했다. 당시에는 텃밭을 가꾸는 초보의 눈으로 아직 수확하기에는 작게만 보이는 애호박이 먹어도 되는 상태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조금만 더 키워볼까를 외치며 일주일 만에 찾아간 텃밭에는 수확 시기를 한참이나 지나버린 애호박이 기다리고 있었다. 애호박은 개화한 후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수확가능하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수확 시기를 놓친 애호박은 그 속이 더 이상 자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씨앗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지만 애정으로 키운 애호박으로 전을 부쳐 맛있게 먹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판매되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재배되는 애호박을 주로 보다가 편안한 모양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자란 애호박은 자연이 주는 모양 그대를 유지하며 그 맛과 향 또한 한없이 싱그럽다. 처음에는 씨앗을 파종해서 키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에서 직접 키우는 모종이 부족한 햇빛의 양으로 웃자라기만 하다 텃밭에 심어보지도 못하고 죽는 양이 많아져 최근 몇 년간은 씨앗이 아닌 모종을 사서 키웠다. 그런데 모종부터 키운 애호박은 파종부터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남았다. 그래서 3년전 쯤 이사한 현재 집은 햇빛이 충분히 비추어주니 내년에는 다시 씨앗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귀엽게 올라올 떡잎을 떠올리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여름을 대표하는 채소 중 하나인 애호박은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착한 가격에 맛도 좋아 여름철 밥상에 찌개, 전, 무침 등의 요리로 자주 올라온다. 보통 호박은 저칼로리 식품으로 풍부한 섬유소와 비타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데 애호박은 특히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며 소화흡수가 잘 된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요리는 애호박을 면으로 활용한 애호박 누들 파스타이다. 더운 여름에 간단하면서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채소 파스타이다. < 애호박 누들 파스타 > 레시피 재료 : 애호박 1개, 그린빈 2~3개, 방울토마토 6~7개, 올리브오일 2T,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1.애호박은 깨끗이 씻어 톱니필러로 자른 다음 소금을 살짝 뿌려 3분 정도 두었다가 수분이 나오면 물기를 제거하여 애호박 누들을 준비한다. 2.그린빈은 꼭지를 따서 씻은 후 소금물에 1~2분간 살짝 데친다. 3.방울토마토는 깨끗이 씻어 반으로 자른다. 4.접시에 애호박 누들, 방울토마토, 그린빈을 올리고 분량의 올리브오일을 골고루 뿌리고 소금, 후춧가루를 살짝 뿌려준다.   *박선홍 님은 9년차 도시농부로 네이버 블로그에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 에세이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8월 3일 | 요리하는 농부 박선홍

길어지는 마른장마와 태풍에도 농장은 스쳐가는 소나기만 내릴뿐, 밭의 흙은 목마름을 견디고 있다. 고온다습한 장마기간에는 병충해 발생이 높고, 생육장애도 생길 수 있어서 작물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이 시기에 작물에 발생하는 병충해와 생육장애는 대부분 가뭄에 의한 물 부족이 원인이다. 병충해 없이 잘 크는 작물은 뿌리까지 물이 내려가도록 수분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농사는 씨앗을 넣고 결실을 거두는 모든 과정에 물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작물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항상 물 흐르듯이 물관리를 했을때 최상의 결실을 볼 수 있다. 흙의 수분부족을 방치했다가 한번에 많은 물을 주면 고추와 토마토 같은 과채류는 껍질이 터지는 ‘열과’와 생육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추   지금쯤, 고추는 붉게 물들어가고 수확을 하기도 한다. 장마가 끝난후에도 고추는 병바이러스의 감염에 주의를 해야 한다. 친환경 농사에는 살균작용을 하는 유황과 목초액을 고추농사에 사용하기도 하고, EM미생물을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농약을 사용한다. 농도가 높은 원액과 물의 희석비율을 잘못했다가 약해(농도장애)로 인해서 잎이 타거나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작물이 어릴때에는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농장에서는 고추농사에 유황과 목초액을 각각 물 500배의 비율로 희석하여 바이러스 예방에 사용한다. 작물의 생육상태에 따라서는 희석비율을 300배에서 1,000배까지도 조절한다. 영양제로 살포하는 난각칼슘도 그렇고, 물에 비해서 너무 적은 양이라고 원액을 남용해서는 안된다. 유황이나 목초액등 성분이 다른것들은 혼합해서 사용하지 않고 각각 개별적으로 며칠사이에 교차 살포하면 된다. 고추는 가뭄을 타면 생육이 중단되고 열매(꽃)를 맺지 않는다. 물을 충분하게 줘야 잘 성장하는 작물이므로 물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방아다리는 3~5단까지 생겼을텐데, 5단까지의 방아다리에 달린 고추는 일찍 따주는 것이 고추의 줄기성장을 돕고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다. 고추의 원줄기가 3개의 방아다리로 분화되면서 3-6-12-24-48....의 역삼각형으로 많은 줄기를 만들어 낸다. 양분이 올라가는 지점을 막고 있는 방아다리 고추를 일찍 따주는 것이 결실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 고추와 달리, 토마토는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열매를 잘 맺는다. 수분이 많으면 껍질이 터지는 열과가 생기고, 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농장의 토마토는 모종을 정식한 이후부터는 수확이 끝날때까지 물을 주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크고 맛도 좋다. 큰 토마토는 칼슘결핍이 발생하면 가운데가 썩어가는 ‘배꼽썩음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칼슘영양제(난각칼슘)를 열흘 간격으로 2~3회 살포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원줄기 하나로 토마토를 키우게 되면 위로 올라갈수록 크기가 작고 맛도 떨어진다. 지금쯤 5~6화방까지는 열매가 달렸을 것이다. 6화방쯤에서 원줄기 아래에 굵고 튼실한 곁순을 한 개 남겨두었다가 적당한 때에 원줄기를 잘라내면, 곁순이 원줄기로 성장하면서 크고 맛있는 토마토를 키워낸다.    

2019년 8월 3일 | 오창균

이 노래를 아시나요? “옥수수 나무 열매에, 하모니카가 들어 있네.” 네, 그렇습니다. 오늘은 옥수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8월 유명한 생물학 학술지인 Plos Biology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토종 옥수수의 질소 고정이 점액과 관련된 질소 고정 미생물 군집에 의해 지원된다>(https://journals.plos.org/plosbiology/article?id=10.1371/journal.pbio.2006352)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질소 고정 미생물은 어디서 많이 들어보셨지요? 콩과식물에 공생한다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그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질소 고정 미생물이 콩과식물만이 아니라 옥수수에도 공생한다니요? 더구나 옥수수는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다비성 작물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다비성 작물에 질소 고정 공생균이 있어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비료의 필요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과학자들은 물론이고 농업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지요. 옥수수는 쌀과 밀, 그리고 감자와 더불어 세계의 식량을 책임지는 4대 작물로 꼽힙니다. 더구나 옥수수는 우리가 직접 섭취하는 것 말고도 대규모 축산에서 생산되는 동물성 단백질 대부분이 옥수수로 만든 사료를 기반으로 하기도 하고, 바이오에탄올 같은 생물연료도 옥수수로 생산하는가 하면, 다양한 산업용 재료도 옥수수에서 비롯되어 엄청나게 중요한 작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예로는 아이들 식기도 옥수수를 이용해 만든 것이 있을 정도이지요. 이렇게 용도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재배면적도 광대하다는 뜻입니다. 2014년 자료를 보면 전 세계의 옥수수 재배면적이 1억7780만 헥타르에 달한다고 합니다. 헥타르로는 잘 감이 안 오신다면, 5334억 평으로 34평 아파트 약 157억 채에 해당하네요. 평수의 대소는 있지만, 한국의 아파트가 많아야 1000만 채 남짓이니 얼마나 드넓은 땅에서 옥수수가 재배되는지 감이 좀 오나요? 현재 인류는 유용한 옥수수를 드넓은 땅에서 재배하기 위해 많은 양의 비료, 특히 질소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질소 비료의 생산과 운송, 그리고 적용의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해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토양에서 침출된 질소가 강과 호수, 바다로 흘러들어가 수질을 악화시키고 녹조와 적조 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질소를 고정시키는 미생물과 공생하며 비료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의 옥수수를 육종하는 일은 과거 녹색혁명의 종자를 개발한 것에 비견될 만한 업적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자원의 사용을 줄이거나 그 효율을 높이는 작물을 육종하는 일이 최신 경향이기도 합니다. 이 옥수수는 옥수수의 원산지로 지목되는 멕시코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멕시코 오악사카 주에 있는 산골 마을은 토톤테펙totontepec이 그곳이라 합니다. 1979년 이곳을 방문한 식물학자 토마스 분 홀버그Thomas Boone Hallberg 씨가 지역민들이 아무 거름도 없이 올로톤olotón이라 부르는 옥수수를 6m 높이로 키우는 걸 처음 보았다고 합니다. 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혀 있다가, 1992년 이곳을 재방문한 홀버그 씨와 그와 동행한 과학자들에 의해 다시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림 밭에서 올로톤 옥수수를 조사하는 멕시코 과학자의 모습. 사진: ALLEN VAN DEYNZE/UC DAVIS> 올로톤이란 옥수수의 특징은 줄기의 마디에서 공기 중으로 뻗어나오는 기근氣根이란 뿌리에서 나오는 점액에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이 기근에서 나오는 점액질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대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특징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떤 과학자는 이를 “질소 고정 연구의 성배”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림2 기근에서 나오는 끈끈한 점액에 질소를 고정하는 미생물이 공생한다. 사진: ALAN BENNETT / UC DAVIS> 최근 인류는 기후 위기 문제라든지, 급증하는 인구를 자연환경의 훼손 없이 부양하는 문제 등 여러 가지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1970년대에 발견되었던 질소 고정 옥수수가 최근 들어 다시 주목을 받는 건 그런 맥락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원의 이용 효율을 높여 낭비를 막고, 환경을 지키며, 생산성을 확보해야만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질소를 고정하는 옥수수의 존재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또 있습니다. 인류의 공유 자산인 씨앗과 작물이란 유전자원을 독점하여 그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독식하는 일입니다. 씨앗은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일까요? 그렇다면 그러한 권리는 어디에서 발생할까요? 현재의 사회 구조는 씨앗에 대한 특허와 독점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씨앗이란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닌 수천 년 동안 농사지어 온 인류 모두의 공유자산입니다. 질소를 고정하는 올로톤이란 옥수수도 그러합니다. 멕시코 산간 지역의 토착민들이 수천 년 동안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지켜온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를 이용해 누군가 이익을 얻는다면 그 이익은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도록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현재 이 옥수수의 이용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관한 문제가 이리저리 얽혀 있다고 합니다. 엉킨 실타래를 풀 듯이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잘 풀리기를 기대합니다. 토톤테펙에 살고 있는 지역민의 이야기에 의하면,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옥수수밭에 가서 놀면서 이 옥수수의 점액을 먹기도 했다고 합니다. 과연 그 맛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네요. **[농사잡록]은 김석기 선생님의 연재코너입니다. 강희맹 선생의 [금양잡록]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농사와 관련된 잡다한 기록'이란 뜻입니다.**

2019년 8월 3일 | 김석기

  양천구에서 활동하는 ‘생쓰레기순환도시농장텃밭’은 올해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 가입했다. ‘생쓰레기’를 바탕으로 퇴비를 만들어 순환시키는 활동을 하면서 텃밭도 운영하고 있다. 이지경란 대표는 서울남서여성민우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면서 1996년 소각장 증축반대운동을 진행했고 지금도 서울도시농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성민우회의 환경분과로 도시농업과 생태환경활동을 많이 했지만 ‘생쓰레기순환도시농장텃밭’이라는 단체를 만든 것은 올해다. 단체는 올해 만들었지만 몇 년 째 주말농장을 함께 분양받고 활동해온 사람들이다. (* 이지경란 대표는 양성 평등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모 성(姓) 함께 쓰기를 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생 쓰레기순환운동의 시작 양천구에는 생활쓰레기를 태워 온수를 만들고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발전소는 1996년 소각장을 200톤에서 400톤으로 증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여성민우회활동을 하던 경란 대표는 소각장의 불완전연소에 의한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소각장을 왜 늘려야하는가?’의 고민부터 여러 각도로 증축반대운동을 펼쳤다. 당시에는 음식물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배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각장에는 음식물에서 나온 물과 빗물등이 섞이면서 완전연소를 바랄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증축이 필요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나 동네에서 쓰레기봉투를 수거해 내용물을 분석하고 쓰레기를 해체해 보면서 분리수거만 잘 되어도 70~80%는 소각하지 않아도 되는 쓰레기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생협활동을 하면서 배운 내용으로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도 생 쓰레기와 염분이 포함된 쓰레기만 분리해도 음식물 쓰레기의 70%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 음식물 쓰레기는 과일껍질 등 조리하지 않은 상태의 쓰레기를 말한다.   때문에 소각장 증축반대운동과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중 생 쓰레기와 염분쓰레기를 분리하자는 운동을 함께 펼쳤다. 결국 소각장은 400톤으로 증축됐지만 태울 것이 없어 10여년 가까이 200톤만 운영하다가 이제는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도 받게 됐다. 하지만 1997년부터 시작된 생 쓰레기분리운동은 이후에도 꾸준히 지속됐다.   양천구 신월동에는 구청이 낙엽을 모아 퇴비를 만드는 곳과 신월동의 하우스농장을 하던 농민의 퇴비장에 생 쓰레기를 모아 퇴비화를 시작했다. 양천구청에서 재활용수거차량을 활용해 일주일에 1번씩 수거해줬다. 당시 주민들은 음식물을 가능한 바싹 건조시켜서 내놓았고 이런 형태로 2002년까지 운영했다.   6개월간 450톤의 음식물 생쓰레기 자원화   7년간 운영되던 생 쓰레기 퇴비장은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이해시켜야한다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구청에서는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든다. 꼭 해야 되나?’면서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했고 결국엔 2002년 중단됐다. 하지만 늘 아쉬움이 남았다. 여성민우회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운동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지만 여성과 환경은 떨어질 수 없는 주제고 주부들에게 ‘여성’보다는 ‘환경’이라는 주제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란 씨는 여성이든, 지역이든, 환경이든 지역에서 함께 어울려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텃밭을 분양받아 농사를 시작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되며 25개 자치구를 순회하면서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 참여한 경란 대표는 생 쓰레기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그 뒤 양천구가 환경부의 프로젝트공모를 통해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   2013년 다시 시작한 생 쓰레기 수거활동은 1500세대가 속한 2개 아파트, 총 3천세 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먼저 열병합발전소 근처의 아파트는 소각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인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 사업을 자연스럽게 잘 받아들였지만 다른 한 아파트는 교육이 잘 먹히지 않고 쓰레기를 내놓지도 않았다. 그렇게 2년간 애를 먹다 사업대상지를 임대아파트가 많은 쪽으로 변경을 했는데 여기도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며 반전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당시 아파트들은 1500원만 내면 음식물 쓰레기를 무제한으로 버릴 수 있던 것이 버린 양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음식물쓰레기봉투나 RFID단말기로 바뀌고 버린 양을 측정해 과금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1500원씩으로 계산하면 월 450만원의 처리비용이 들던 것이 종량제 시행과 생 쓰레기수거운동의 결과 월 90만원으로 다운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참여자들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만 건조시켜 내놓으면 된다. 염분이나 조리된 쓰레기는 받지 않고 매실청이나 포도청의 찌꺼기까지는 수거한다. 이 사업은 단순히 수거가 아닌 지속적인 교육이 계속 이어져야한다.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도 바뀌고 새로운 주민들도 이사를 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3회 경비실 주변에 노란 수거바구니를 놓으면 주민들이 아침7시~9시 사이에 쓰레기를 내놓고 구청에서 수거하는 방식이다. 단, 퇴비장이 산 속 비포장도로를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눈이 오는 12월~4월의 동절기와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 한 달간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   한번 수거할 때마다 2-3톤 정도가 수거되고 작년에 6개월 동안 450톤이 수거된 것으로 측정됐다. 수거된 생 쓰레기는 공원에서 수거된 낙엽 450톤을 섞어 퇴비로 만든다. 퇴비장은 단체회원이면서 신월동에서 민영농장을 하는 한 회원의 농장 안에 설치되어 있으며 포크레인으로 섞어주는 작업을 진행해준다. 이렇게 만든 퇴비는 농장의 거름으로 모두 소화된다.   일반 가구나 주택에서도 생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다. 이지경란 대표는 김치를 절구는 통을 활용해 바닥에 흙을 깔고 생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흙을 까는 시루떡 방식처럼 하면 냄새도 안 나고 제대로 된 퇴비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지경란 대표는 교육청의 ‘학교오감톡톡 스쿨팜’의 강사로 나가기도 한다. 물이 없는 곳에서 마련된 텃밭교육에 집에서 물을 7통이나 받아가면서 진행하기도 했다.  이지경란 대표는 “스쿨팜을 하다보면 양천구의 학교에 다른 지역 출신의 강사들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취지가 지역민들과 학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데 지역민이 배제되는 것 같아 아쉽다. 단순히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학교가 결합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관내의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공통의 정서를 민간과 행정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올해 양천구 공영텃밭이 만들어졌는데 양천구의 내부 인적 자원들이 위탁을 받아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도시농업공동체의 등록은 최근이지만 그 활동의 근원은 수 십년간 지역 속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좀 더 나은 생태적 환경과 여성의 권리를 위해 땀 흘려 온 이지경란 대표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주3회 생쓰레기를 모으는 현장   <구청에서 수거해 퇴비장까지 운반한다>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퇴비장>   이성호 기자 gbear820@naver.com

2019년 8월 3일 | 도시농업

<맨왼쪽 조은하, 오른쪽 김선정 이사장이 대회에 참여한 텃밭을 심사하고 있다.>   지난 7월16일, 제6회 우리집 텃밭뽐내기 대회 &팜파티가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에서 열렸다. 2014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저층주거지가 많은 금천구에서 숨어있는 도시농부들을 찾아가 우수 사례로 발굴하고 노하우를 배워 전함으로써 금천구만의 문화를 만들고 도시농업을 확산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래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마을신문 금천in, 라디오금천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대회를 통해 어떤 성과와 평가가 있을까?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김선정 이사장과 금천도시농업네트워크 조은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텃밭대회는 1년 중 7월 또는 10월경에 진행되며 참여자가 신청하면 주최 측 심사단이 신청자의 텃밭을 일일이 찾아가 인터뷰와 상태를 확인한다. 그 후 논의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고 시상식을 개최하는데 시상식은  모든 참여자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공원에서 팜파티 형식으로 진행됐다.   6회를 맞은 대회 소감이 어떤가? 조은하: 대회를 진행함에 따라 신청자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해가 갈수록 신청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고무적이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텃밭을 하고 있고 원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김선정: 심사를 다니면서 드는 생각은 텃밭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것이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텃밭을 만들려면 흙, 거름, 물(빗물 자원화) 등이 필요하고 기술이 필요한데 알아서 각자 도생하고 있다. 이 과정을 시스템으로 만들어주면 훨씬 좋을 것 같다. 대회는 텃밭을 하고 있는 것을 알리고 권장하는 축제처럼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다.   대회를 통해 느끼는 점 김선정 : 초반에 텃밭제작을 위한 매뉴얼 제작에 많은 에너지를 썼는데 최근 다시 사례나 매뉴얼을 만들어 자료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대회를 할 때마다 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 영상을 찍는 것도 그런 차원이긴 하지만 좀 더 업그레이드 된 내용의 옥상텃밭 메뉴얼, 빗물활용법, 교재교구 활용에 대한 책자가 필요하고 교육프로그램도 배치되면 좋을 것 같다.   조은하: 동 주민센터 등 생활에서 가까운 장소를 이용해 텃밭교육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한 분들과 이야기해보면 자기 나름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에 조금 더 정확하고 친환경적인 기술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음식물 퇴비나 빗물활용을 교육도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사례나 에피소드 조은하 : 작년에 우승자가 철도청에 다니던 분이었는데 집 자체를 아름답게 꾸몄다. 옥상텃밭을 하다보면 약간 지저분하게 되는데 그것을 정리해서 집을 아름답게 꾸려내는 것이 좋았다. 또 마당에 대나무를 키워 숲으로 만들어 낸 집도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집을 숲처럼 만들었고, 그 나무로 주변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면서 나무심기 운동을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선정: 도시재생사업이 진행 중인 마을이 있는데 옥상텃밭대회가 마을의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 연결 시켜준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환경부의 음식물 퇴비통 설치 사업으로 퇴비를 만들어 자기 밭에 주고 골목정원도 만들어 퇴비를 기부하는 사업을 함께 진행했는데 옥상텃밭대회에 참여한 분들이 많이 참여했다.  우리의 대회나, 텃밭이 마을에 활력을 주는 사례가 된 것 같아 의미가 있었다. 또 텃밭을 잘 가꾸는 분, 꽃을 잘 키워내는 분을 발굴해서 자기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와 연결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인 송미자 씨나 작년에 참여한 독산2동의 한 주민은 자기가 키운 화분을 주변에 나눠주는 것을 즐겨하시는 분들이다. 독산2동의 참여자는 자기가 사는 골목을 화분으로 꽃길로 만들었다. 올 해 그 분이 몸이 아파서 쉬다보니 그 화분들이 다 없어졌다. 이렇게 텃밭을 잘 가꾸는 사람들의 역량을 지역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시 지원 빗물저금통 개선점이 무엇일까? 김선정: 갈수록 빗물재활용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든다. 보급사업의 통들은 너무 크고 비싸다. 약 2~300만원이고 자부담 10%를 가진다. 이마저도 자치구별로 보급하는 수량이 4~5개 정로로 알고 있다. 가정집 옥상에서는 보급양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는데 설치 비용을 최소화하고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골목에서도 빗물을 모아 화단에 물을 주거나 골목청소를 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도시농부들에게 빗물저금통의 원리를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대부분 어르신들이 자기가 직접 빗물 재활용통을 만들어 설치할 정도로 어렵지 않다. 물받침에 통만 대주면 저비용으로 빗물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인데 행정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현장에서 만들어 갈 사람이 필요하고 행정이 그런 사람들에게 투자하면 좋겠다.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은 무엇인가? 조은하: 주민들이 하는 제안인데 빌라나 오피스텔을 지었을 때 옥상이나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면 이것이 건축법 상의 녹지조성비율로 인정을 해주면 텃밭공간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한다. 가능한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선정: 매 주 화요일에 열리는 장터인 화들장에서 도시농부들이 만든 모종이나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옥상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의외로 많은데 아직 그렇게 나서는 사람이 없다. 사례를 발굴해 스토리를 만들어 보급하면 자기의 생산물을 파는 문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금화마을의 퇴비통 보급사업에서 경험한 것이 퇴비통과 함께 음식물쓰레기와 섞을 톱밥도 함께 공급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즉, 사업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려면 부자재의 연결이 필수적이다. 음식물로 퇴비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것을 지역화폐로 받고 다시 순환시킨다면 지역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조은하: 제대로 된 퇴비통이 있어야 퇴비의 자가생산이 가능하다. 돌아다녀 보면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들려면 그 과정에서 냄새가 나서 잘 안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음식물 퇴비통을 보급하면 달라 질 것이다. 이후 계획 조은하 : 어르신들은 모종도 잘 기르는데 이것을 지역의 자원으로 봤으면 한다. 이 분들은 꽃 모종도 잘 기르고 채소도 잘 키우는데  토종종자를 키워 보급사업을 하면 어떨까 싶다. 오히려 도시농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김선정 : 지금의 가장 큰 한계는 도시농부들이 개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개별화된 개인이 하는 활동임에도 사회에 미치는 이로움을 확인했고 더 이로워지게 만들고 싶다. 어찌 보면 사람들의 개인적 욕구에서 시작하는 개별화된 도시농업을 알리고 확산시켜 공동체성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동네 사람들이 회관이나 골목에서 봤다면 도시농부들은 옥상에서 만난다. 옥상에서 얼굴을 보면서도 서로 몰랐던 분들을 대회를 통해서 ‘그 집이 저분이냐?’라고 알아가기도 한다. 도시농업은 마을 공동체의 수단이며 계기점을 만들어준다. 도시농업이 일상의 문화로 스며들었을 때 그 효과는 도시전체로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성호 기자 gbear820@naver.com

2019년 8월 3일 | 도시농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