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 도시농업, 공공성·지속가능성 모색 토론회 열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두 번째 ‘전환기’ 토론회 개최, 공공성·먹거리거버넌스 등 주제로 열띤 토론



도시에서 상자텃밭이나 옥상텃밭, 주말농장 등에서 채소를 가꾸는 도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도시농업이 보편화돼 있지만 그런 활동 모두가 지속가능한 도시와 농업을 위한 실천 활동이라는 도시농업의 공공성과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농업은 일상화됐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으로서 도시농업은 사회의 주변에 머물러 있다.

도시농업의 전환기를 맞아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의 생태계 조성을 모색하는 두 번째 ‘전환기의 도시농업 토론회’가 11월 27일 동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렸다.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도시농업의 공공성 강화, 도시먹거리 정책에서의 도시농업의 역할, 도시농업 실천공간으로서 서울의 농지 활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전환기 도시농업, 위기를 넘어 공공성·지속가능성 모색

기조발제에 나선 김진덕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대표는 도시농업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끼리의 폐쇄적인 공동체 안에서는 건강한 공동체가 형성되지 않으며 자기 소유욕에 기반한 도시농업은 건강한 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공동체를 뛰어넘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며, 공공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할 때 도시농업이 지속가능하다”며 “일반 시민과 공유하는 도시농업 공간을 만들고 개방, 공익, 참여, 민주 등의 공공성의 핵심 가치들을 도시농업 활동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덕 대표는 도시농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농업이 ‘지속가능한 도시’와 ‘도농상생’ 등 두 가지 의제와 적극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도시농업이 ‘지속가능한 도시’ 의제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면서 확장되고 있지만 도농상생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의 가치를 국민과 공유하는 활동으로서 도시농업의 명분은 만들었는데 홍보나 교육 안에서 충분이 이뤄지지 않아 도농상생 활동이 아직은 체감되지 않는다”며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부로서 농민과의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일영 농도함께협동조합 상임이사는 도시먹거리정책에 있어 도시농업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김일영 상임이사는 “서울형 동주민자치 사업이 60개동에서 시행되고 있고, 향후 2~3년 안에 424개동으로 확대돼 동마다 자치계획을 수립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설정하는 계획과 의제에 따라 예산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화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먹거리와 도시농업이 중요한 일상적 소재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영 상임이사는 특히 서울 먹거리마스터플랜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공급식지원센터 설립과 관련해 도시농업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이해하고 도농상생을 실천해왔던 도시농업 단체들이 공공급식에 참여해야 공공급식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는 “공급급식지원센터의 수탁업체들이 해당 자치구의 활동 주체들과 관계가 없거나 관계가 있어도 활동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단지 유통조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김일영 상임이사는 “도시농업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준비해서 시민들이 통제하는 새로운 먹거리 거버넌스를 만들어가는 데 공공급식지원센터를 잘 활용해야 한다”며 “공공급식지원센터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해서 사회적 영역과 민간 영역의 새로운 활동 모델을 찾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일영 상임이사는 도시농업 단체들이 지역의 먹거리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도시농업 생태계만이 아니라 지역순환 생태계로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순환의 영역에는 사람, 교육, 건강, 에너지, 먹거리 등 다양한 분야가 있을 수 있으며 도시농업이 다양한 영역에서 통섭적인 연구와 소통으로 새로운 생태계 전략을 수립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원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2016년 서울연구원이 수행한 서울시 농지방안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농지의 보존과 실질적 이용을 증대하기 위한 정책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김원주 연구위원은 “서울시 농지는 지난 15년 간 감소율이 70%가 될 정도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발휘하기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도시민들의 귀농·귀촌 수요를 충족하기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원주 연구위원은 얼마 남지 않는 서울의 농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의 우량농지를 지키기 위해 자작영농이 필요하다는 방식으로 경자유전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데 서울과 같은 도시지역은 경자유전의 원칙에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농지의 임대차를 규정한 농지법 23조를 개정하여 임대 가능한 예외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존이 필요한 농지를 선정하고 전용을 제한하기 위한 조례 제정과 임차농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원주 연구위원은 “임차농을 보호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아예 없다”며 “임대인이 농지를 매매하거나 압류 당할 시 임차농의 농지 사용권을 인정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고 임대료 상한을 두거나 임대료를 지원하여 농지가 농지로서 활용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원주 연구위원은 “영농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농지 공유 또는 영농조합의 설립과 관련한 사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농업적 접근을 통한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계시켜 줄 수 있는 거래 체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농업 플렛폼, 직업 활동가 양성, 녹지 인프라, 민간 주도 도시농업 등 다양한 방안 토론

주제 발표를 마치고 이창우 서울도시농업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생태계 조성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정부는 공영도시농장 조성 및 분양과 같은 직접적인 도시농업 정책 추진보다는 시민영역의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역할로 역할을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도시농업은 공공에서의 지원만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시민영역에서 이끌어갈 수 있는 다양한 대책 마련과 연대, 교육 등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강내영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도시농업 공간 확보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옥상텃밭의 적극적인 활용과 녹색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비농지를 농지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서울의 대표적인 유휴 공간인 옥상을 도시농업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농업은 도시의 녹색 인프라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매년 정부와 지자첵 공원, 녹지 등 녹색 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은 도로, 교량 등 회색 인프라 투자비용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선정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공공급식에 있어 도시농업의 참여와 관련해 “금천구에 혹은 권역별로라도 자체 급식조달시스템과 시설을 갖춰 유통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참여와 감시가 가능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농업의 확장성에 대해서는 김선정 이사장은 “그동안 경작중심으로 도시농업이 확산됐지만, 경작과 함께 경작물을 요리하고 밥상에 올리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축으로서의 도시농업이 확산되고 있으며, 그러한 기능과 방향에 좀 더 조직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거·상업·공업지구에 도시농업 농장을 운영을 하면 분리과세가 안 돼 소출보다 세금이 몇 배나 더 나온다”며 “일본처럼 우리도 세금 면제 등의 특례를 만들어 도시에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는 “도시농업 참여자들이 사회관계망 안에서 연결돼야 도시농업의 경제적·문화적·사회적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도시농업 참여자들이 일상적으로 도시농업을 접할 수 있는 온라인·오프라인 플렛폼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제 안했다.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국적으로 도시농부가 200만 명 가까이 늘면서 잠재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도시농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직업형 활동가를 양성하여 더욱 아마추어 기반을 확대하고 미래의 비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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