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를 넘어 동북권 장터로 성장한 마들장

도시농부장터를 가다④: 생태나눔장터 마들장



11월 10일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에서는 올해 마지막 ‘마들장’이 열렸다. 마들장은 자연과 공존하는 농사를 고집하는 농촌농부와 도시농부, 직접 손으로 친환경적인 공예품를 만드는 수공예가, 텃밭채소와 농산물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요리사 등으로 구성된 셀러들와 마들장을 운영하는 ‘마들장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나눔장터’이다.

마들장은 마르쉐@를 노원구에서 해보자는 뜻에서 2014년 첫 개장을 해 5년째 이어져 있다. 개장 초기에는 50개 정도의 부스가 운영되다 셀러가 늘어나 현재는 평균 90개 부스가 운영되는 규모가 큰 장터로 성장했다. 이날 찾은 등나무근린공원은 많은 시민들과 농부팀, 수공예팀, 요리팀 등이 운영하는 부스로 장사진을 이루어졌다. 강원도와 충청도 특별관을 운영하는 것도 마을장터에서는 보기 드문 마들장만의 특색이다.

“노원구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마들장은 노원구만의 장터가 아니거든요.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등에서도 셀러와 소비자들이 찾아오는 동북권 장터가 됐죠. 그만큼 많이 알려졌다고 볼 수 있죠.”

김의동 마들장 운영위원장의 설명이다. 배후수요가 많지 않은 자치구 단위에서 시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대안장터가 5년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을 이어져오며 이만한 규모로 성장했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 동안 마들장은 소농과 수공예가에게 판로를 만들어주고, 도시농부들에게 마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됐다.

형혜순(72) 씨는 5년 전 소일거리로 시작한 한지공예품을 마들장에 나와 처음 팔기 시작했다. 한지를 오리고 붙여 말린 후 다시 색지를 붙이고 튼튼하도록 풀을 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 작품 하나를 만드는 데 2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 만든 공예품을 보고 사람들이 예쁘다고 칭찬하면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형혜순 씨는 “그런 재미로 장에 나온다. 꼭 팔기 위해 장에 나오는 게 아니라.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가평에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희 씨 혈액순환과 노화방지,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는 초석잠과 도라지청을 판매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직접 들으며 어떤 농산물을 재배하고 어떻게 장사를 할지 노하우를 쌓기 위해 올해 봄부터 마들장에 나왔다. 김영희 씨는 “귀농할 때는 500평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이 땅이 늘어나다 보니 적극적으로 판매할 곳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며 “희망을 갖고 마들장에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동 운영위원장은 지난 9월에 열린 마들장에서 한 농부로부터 농사를 짓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는 “그런 농부들이 장터에서 와서 곧바로 많은 물건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면서 조금씩 손님이 생겨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마들장은 ‘마을에서 즐기는 나들이 장터’라는 이름처럼 마을이라는 일상의 공간에 자리 잡은 장터다. 다양한 세대들의 주민들이 지나가다 우연히 들려 새롭고 대안적인 문화를 접하게 된다. 마들장사람들은 장를 찾은 주민들에게 생태적인 삶의 방법들을 소개하며 마을에서 의미 있는 변화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GMO의 문제점을 알리며 토종종자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적정기술을 홍보하며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을 알리는 등 다양한 시민 교육이 이뤄진다.

특히 마들장 운영진은 아이들의 생태교육과 놀이에 많은 신경을 쓴다. 이날 마들장에선 짚공예, 흙 속에서 숨겨진 농작물을 찾는 흙놀이, 민화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운영한 장수풍뎅이 애벌레 부스에서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 곤충체험을 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동네에서 아이들이 찾아와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즐기는 모습에서 동네장터로서 마들장의 진면목이 느껴졌다.



마들장은 판매만 이뤄지는 장터가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의 마당이고 축제의 장이다. 이은수 도시농업네크워크 대표는 “마들장은 장터일 뿐만 아니라 문화플랫폼이다. 시민단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시민들이 밸리댄스와 같은 공연을 하고 있다”고 “시민들의 힘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노원 시민사회의 자랑”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들장사람들은 생태적 가치를 지향하는 장터로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하기 계속 고민을 한다.  농부들의 판로 개척이 특히 어렵기 때문에 올해는 농산물의 비중을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농사일로 바쁜 농부들이 장터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내년부터는 운영진이 농부들로부터 농산물을 위탁받아 판매하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의동 운영위원장은 “자연을 해치지 않으며 가꾼 농산물과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닌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수공예품의 가치가 인정받는 장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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