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엽토를 이용한 토착미생물 활용방법

농사는 자연의 일부분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경작본능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자연의 팽팽한 기(氣)싸움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생물들의 존재가치를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고 파괴하기도 한다. 농사에서 생물다양성의 균형이 유지된다면 크게 우려하는 병충해는 없을지도 모른다.

지속가능한 생태계 먹이사슬의 순환에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존재한다. 흙을 연구하는 토양학자들은 건강한 흙 1g에는 30억 이상의 미생물이 있다고 한다. 토양미생물은 동식물 사체의 유기물을 분해하여 각종 양분(광물)으로 순환시키고 토양생물의 먹이사슬과 식물의 생육을 돕는다.

미생물의 무한증식



봄과 가을 산과 숲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 나무와 낙엽의 부엽토(腐葉土)를 긁어와 미생물을 배양하고 있다. 맨 위의 낙엽을 걷어내면 조금씩 분해되어 처음의 형태는 사라지고 잘게 부스러진 검은색의 부엽토를 볼 수 있다. 촉촉한 수분이 느껴지고 미생물이 내뿜는 흙 냄새를 맡을 수 있다.

토착(土着)된 환경에서 오랫동안 대물림으로 내려온 토종작물이 있는 것처럼, 미생물도 지역의 흙과 식물 집단을 이루는 토양생태계의 구성원으로 존재한다. 유용한 미생물을 활용한 농사가 알려지면서 개체군이 한정된 상품화된 미생물이 농자재로 판매되기도 한다. 그러나 적은 양의 부엽토만 있어도 미생물의 무한증식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활용한 농사를 할 수 있다. 산과 숲에서 배양하는 것이 가장 좋은 환경이지만, 장소를 옮겨서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미생물 배양에는 쌀, 보리, 밀 등의 곡식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식혜와 막걸리를 발효시키는 엿기름과 누룩을 만드는 것과 같다. 식혜와 막걸리에 물을 사용하듯이, 배양미생물도 물과 희석하여 흙과 작물에 뿌리거나 퇴비 만들기에 사용을 한다.

주로 쌀을 많이 사용하며, 물을 적게 넣은 포슬포슬한 고두밥이 미생물 배양에 적합하다. 찬밥을 부엽토에 올려놓거나 묻어주고 기다리면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진행이 되며, 배양이 잘 될 수 있도록 20도 내외의 따뜻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 된다.

스티로폼이나 종이상자에 부엽토를 담고 밥을 올려주며, 부엽토가 묻지 않도록 한지로 감싸거나 양파망에 넣기도 한다. 수분유지를 위해 뚜껑을 덮어주고 산소는 순환할 수 있도록 완전밀폐는 하지 않으며, 햇볕을 직접 받지 않는 장소에 둔다.

흙냄새를 풍기는 방선균



적정온도와 환경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보통 4~7일이 지나면 밥알에 여러 가지 색깔의 곰팡이균이 배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며칠을 지나면서 솜사탕처럼 하얀색의 균사로 덮이는데, 흙냄새를 내뿜는 강한 항균작용을 하는 방선균(放線菌)이다.

여러 가지 색깔의 곰팡이균은 부엽토에 있는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알 수 있으며, 모든 부엽토가 똑같지는 않다. 좋은 부엽토는 도심지의 산 보다는 공기 맑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있으면서, 햇볕을 가려줄 정도로 울창한 산림이 미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밥알에 여러 가지 색깔과 흰곰팡이 균사가 생겼다면 배양은 끝난 것이다. 배양된 밥을 바로 사용한다면 500배 정도의 물을 희석하여 10여 분간 막대기로 젖거나 물고기 어항에 사용하는 산소기포기를 이용하여 증식을 한다. 배양액은 흙이나 작물에 뿌려주고, 분무기를 사용할 경우는 노즐이 막히지 않도록 양파망에 밥을 넣고 풀어준다.





장기간 보관할 때는 그늘에서 수분건조를 한 후에 밀봉하여 보관하거나 설탕을 1:1비율로 섞어주면 미생물은 휴면(休眠)상태로 활동을 멈춘다. 사용할 때는 필요한 양을 덜어서 물에 풀어주면 미생물은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퇴비를 만들 때 미생물의 활동에 물이 필요한 원리와 같다.



농사를 짓는 밭에 토종미생물의 다양성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미생물이 계속 증식하고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생물이 있었던 산과 숲처럼 겉흙이 보이지 않도록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을 덮어준다. 풀을 적절하게 키워서 수분을 유지하고 햇볕을 막아주는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도 있다.

 

균사 :곰팡이균 포자(씨앗)에서 싹을 틔우는 것

배양 :인공적인 환경에서 길러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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