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을 준비, 방아장떡, 방아시럽, 방아소금

김사경의 텃밭레시피

밥상정원은 가을맞이가 한창입니다


꺾일 줄 모르던 폭염이 한풀 꺾인 걸 보니 가을이 멀지 않았나 보네요. 계절이 바뀌는 것은 정원에서도 티가 납니다. 구수한 흙냄새 맡으러 가 볼까요?

이 달에는 노원에코센터 ‘밥상정원’의 맛나고 향 나는 가을맞이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이곳은 중계동에 위치한 노원에코센터. 여기에 텃밭을 품은 밥상학교가 열리는 ‘밥상정원’이 있습니다. 자연의 때가 무엇인지 알고 자연의 흐름에 맞춰 텃밭에서 나오는 제철재료로 스스로 지어 함께 나누어 먹는 학교.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몸을 만든다고 하지요.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 주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텃밭의 재료로 요리하고 대화하며 맛있고 즐거운 밥상 함께 차려보고 있습니다.

8월 31일, 오늘은 다시 만나는 밥상정원의 날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지난 여름을 보낸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은 배추, 무, 쪽파, 비트, 당근, 가을 상추 심으려고 해요. 햇살이 제법입니다. 서둘러 모종 심고 씨 뿌리고 오겠습니다.“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닌데 볕을 보니 걱정이 앞서네요.

정원에는 지금 한창 콩과 고구마가 자라고 있고, 가지와 고추도 잘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하늘 높을 줄 모르는 수수와 풀씨가 어디서 왔는지 움틔워 주인인 양 떡 자리한 해바라기도 볼 수 있지요. 여기저기 고추 열매가 붉게 변할 걸 보니 씨앗을 퍼뜨릴 준비가 끝난 가 봅니다. 이 정도면 여름내 물 주러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어요.”

풀씨가 날아와 자리한 해바라기


“배추 모종의 재식간격은요.”

배추 한 포기가 만원씩이나 한다며 욕심껏 모종을 심으시네요. 잘 키워 한 포기씩 나눠 갈 수 있기를...

사실 진짜 농부님들이 보면 소꿉장난 같은 일인데도 어느 새 얼굴을 타고 내려온 땀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먹는 사람은 쉽게 먹는데 보통 일이 아니란 걸 땀 뻘뻘 뭉쳐야 나오는 소중한 먹을거리란 걸 몸으로 느끼는 시간입니다.

밭에서 거둔 방아장떡 재료


“여러분, 오늘의 새참은 방아장떡입니다.“

방아장떡은 텃밭에서 한 소쿠리 따온 방아, 깻잎, 두메부추, 붉은 고추 송송 다져 집된장, 집고추장, 통밀가루, 물과 함께 반죽해 지져낸 지짐이입니다. 치대듯 반죽해서 얇고 매콤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지요. 울긋불긋한 게 참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벌써 장떡이 다 익었습니다.

방아장떡


“이거 향기가 끝내주네요.”

그렇습니다. 방아는 코끝을 자극하는 특유의 진한 향이 있습니다. 깻잎보다 갸름하게 생긴 방아는 대중적이진 않지만 어떤 사람은 이런 특유의 향을 즐기기도 하지요. 독특한 향은 벌레에게 먹히지 않기 위한 자기 방어용 장치랍니다. 원래 이름은 배초향인데 보통 방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심지 않아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생명력 강한 들풀. 게다가 잎과 줄기, 꽃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요긴한 식재료입니다. 쌈, 나물, 장아찌, 전, 찌개, 추어탕 재료로 다양하게 쓸 수 있고요. 초가을 무렵 꽃피우기 시작하는데 풍성한 보라색 꽃대를 한 줌 잘라다 튀겨 놓으면 자꾸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느낄 수 있을 거에요.

방아는 식재료로도 쓰이지만 약초로도 많이 쓰입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데다 여름철 감기와 여름철 복통, 설사, 소화불량 치료에 효과가 있고 차로 마시면 여름철 더위 먹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몸에도 좋고 풍미도 좋으니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에서는 일찍이 맛과 향을 돋우는 천연 조미료로 즐겨 사용해 왔습니다. 입맛 떨어지기 쉬운 한여름에 방아 잎을 듬뿍 넣어 반죽한 방아장떡은 참 별식이겠지요. 원래 장떡은 풀이 그리운 겨울철을 대비한 저장음식이라 요맘때 사찰에 가면 장독마다 나무 채반위에 올려놓고 꾸덕꾸떡 말리고 있는 장떡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별미 방아장떡은 쉽게 상하지도 않는데다 식어도 맛이 좋아 도시락 반찬으로도 참 좋지요.

방아소금과 방아시럽


평범해 보이는 풀에서 이런 효능까지 있다니 놀랍지 않으셔요. 방아장떡을 미리 만들어 둔 방아시럽에도 찍어 먹어봅니다.

“참 잘 어울려요.”
“달콤한 시럽에도 별미네요.“

입맛에 맞아 다행입니다. 가지까지 싹둑 잘라다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유리병에 담아 끓여낸 시럽을 붓고 며칠 숙성시켜주면 방아시럽이 완성됩니다. 방아시럽은 가래떡이나 팬케이크, 토스트에 찍어 먹을 때, 갈증을 달래는 음료로도 요긴하게 쓸 수 있으니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방아소금도 선보일게요. 방아를 바싹 말려 구운 소금과 함께 믹서에 갈아준 방아소금. 너무 쉽나요?^^ 방아소금은 특유의 향과 풍미가 있어 생선요리, 조림, 고기요리 비린내 제거에 특히 추천합니다.

잠깐 눈을 감아보았습니다. 살갗에 닿는 바람, 맑고 시원한 공기.

“여름 끝났습니다, 가을 준비 하세요.”

비슷한가요? 한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가을이 멀어 보였는데 계절은 소리 없이 바뀌어 가고 있네요.

"이제 밥 뜰게여~. "

화려하고 값비싼 찬은 아니지만 정원을 내려다보며 흐뭇하게 맞이한 새참. 우리 몸을 살리는 음식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하지만 내가 진짜 원하는 작은 행복은 이런 게 아닐까요.

방아장떡

재료: 방아, 부추, 깻잎, 통밀가루, 청양고추, 물, 집된장, 집고추장, 오일,

만드는 법:
1. 방아, 부추, 깻잎을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뺀 후 잘게 송송 썬다.
2. 청양고추는 곱게 다진다.
3. 볼에 통밀가루, 된장, 고추장, 물을 넣고 잘 섞어 준다. 고추장과 된장의 양은 맛을 봐가며 간을 맞추는데 매콤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
4. 3에 방아, 부추, 깻잎, 다진 고추를 섞어 치대듯 되직하게 농도를 맞춘다.
5.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동글납작하게 구워낸다.

방아시럽

재료: 방아, 설탕2, 물1
만드는 법:
1. 방아를 대까지 잘라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2. 설탕과 물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저은 후 바글바글 끓인다.
3.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바꿔 1/2로 줄어들 때까지 끓인다. 끓은 상태에서는 절대 젓지 않는다.
4. 소독된 유리병에 방아를 넣고 끓인 시럽을 부어 며칠 숙성시킨다.

방아소금

재료: 바싹 건조한 방아, 구운 소금, 믹서기

만드는 법:
1. 바싹 건조한 방아와 구운 소금을 믹서기에 넣고 적당히 간다.
2. 유리병에 담고 잘 밀폐해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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