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요리] 무 버섯 솥밥



 

한 해 텃밭가꾸기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김장무와 김장배추를 키우고 수확하는 순간이다. 채소 키우기를 시작한 첫 해에 심은 무와 배추가 초보의 솜씨로는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자라주었고 그 무와 배추로 김장을 했는데 엄마의 뛰어난 요리 솜씨와 만나니 더 맛깔스러운 김장배추가 되었다. 그 이후로 벌써 9년의 시간이 흘렀고 매년 엄마와 아빠가 담가 오셨던 김장김치는 당연히 손수 키운 무와 배추로 담게 되었다. 김장을 할 때면 준비 과정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도 하고 대가족이다 보니 그 양이 만만치 않아 모두들 내년에는 사서 먹자 말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잘 안다. 겉으로 표현을 하지 않을 뿐 서로의 마음 속 생각을 안다. 엄마의 손맛과 함께 손수 키운 채소로 담근 정성이 담긴 김장 김치의 맛에 빠져서이기도 하지만 그저 잠시의 힘듬을 그렇게 표현할 뿐 함께 모여서 옛 추억과 요즘의 일상을 나누는 그 시간을 행복해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가족은 매년 그렇게 김장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며 웃고 있을 것이다. 이제 곧 다가오는 김장철에도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시간 속에도 계속 모두가 함께 이기를 바란다.

무와 배추 뿐만 아니라 모든 채소를 키울 때 농약을 주지 않고 퇴비도 주지 않고 최대한 자연이 전해주는 물, 공기, 햇빛 등의 힘으로 키우지만 꼭 한 가지만은 잊지 않고 챙겨 주는 것이 있다. 바로 EM 발효액비를 만들어 물에 희석해서 주는 것이다. 채소와 토양에 좋은 역할을 하기에 주변에 채소 키우기를 하시는 분들께 적극적으로 권하기도 한다.

올해는 텃밭에 배추와 무 모종을 정식하고 가장 물을 필요로 하는 성장 시기에 작업실 이전이 겹치며 정신없는 날들 속에 EM 발효액비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가을에는 비 내리는 날도 적어 수분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아 채소를 키워 온 9년 중에 가장 작은 무와 배추를 수확하게 되었다. 역시나 얼마나 관심을 갖고 정성을 더했는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자연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그대로를 보여준다. 오랜시간 텃밭을 가꾸며 살짝은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이렇게 알려주나 싶기도 하다. 내년에는 더 정성을 더해야지 다짐하게 된다.

 

무는 버릴 것 없는 기특한 채소이다.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는 잎을 솎아내어 국거리로 사용하고 수확 후에는 김장배추의 속재료, 동치미, 깍두기, 장아찌, 피클 등으로 변신한다. 햇빛에 잘 말린 무청은 시래기로 만들어 된장에 무치거나 된장국을 끓이면 그 맛이 일품이다. 실로 묶어 걸어둔 무청이 서서히 건조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에는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아 예로부터 겨울철 비타민 공급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요리는 한 그릇 요리로 정말 간단한 조리법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이다. 한끼 식사로 부담이 없으면서 속이 든든한 레시피로 무 특유의 알싸한 맛은 연하게 만들어주면서 말랑말랑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제철 무의 단맛을 즐길 수 있는 무 버섯 솥밥이다.

< 무 버섯 솥밥 > 레시피

재료

불린 쌀 4컵, 물 3과 1/2컵, 다시마 2조각, 버섯 한 줌, 무 1/3개

만드는 방법

1.쌀은 씻어 30분 이상 미리 불려둔다.

2.버섯과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3.준비된 솥에 불린 쌀, 물을 담고 그 위에 다시마, 무와 버섯을 올린다.

4.솥의 뚜껑을 덥고 강불에 올려 김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10~12분 그 후에 불을 끄고 그 상태로 5~7분정도 뜸을 들여 완성한다.

 

*박선홍 님은 9년차 도시농부로 네이버 블로그에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 에세이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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