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는 지구적 삶이자 농법

퍼머컬쳐학교 소란 씨를 만나다

요 근래 ‘퍼머컬쳐’라는 말이 많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게 뭐지? 싶어 찾아보면 퍼머컬쳐(permaculture)는 영구적(permanent)이라는 말과 농업(agriculture, 혹은 문화 culture)이라는 말의 합성어라고 설명된다. 좀 더 자세히 찾아보면 ‘퍼머컬쳐’ 농법이라는 말도 있고 건축에도 적용되고 정원에도 적용되기도 한다. 좀 아리송한 상태에서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퍼커컬쳐학교’ 삶디자이너 소란 씨를 만났다. 소란 씨(본명 유희정)는 ‘전환마을 은평’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명함에는 ‘지속가능한 삶을 디자인하는 퍼머컬처학교’라고 적혀있다. 소란 씨는 9월25일~27일까지 통영에서 열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미래’ 유네스코 심포지엄에 참석한 후 서울에 올라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퍼머컬쳐 강의를 위해 화성으로 내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퍼머컬쳐는 무엇인가?

퍼커컬쳐가 만들어진 배경은 68세대들이 생태마을을 만드는 운동으로 시작된 것이다. ('68세대' 란 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대학생들과 이에 동조해 시위와 청년문화를 이끌어갔던 당시 유럽과 미국 등의 젊은 세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68세대는 생태적으로 자립하고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마을을 만들려 했다. 그래서 생태적인 농법이나 삶의 철학이 필요로 했고 그때 정립된 것이 ‘퍼머컬쳐’다. 생태마을운동은 독립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퍼머컬쳐의 역사가 40년 정도 되는데 시작할 때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땅을 사는 것이 가능했고 이런 시도들을 많이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종교공동체 등 땅을 가지고 있던 단위에는 살아남았으나 나머지 초기 공동체는 다 사라졌다. 그 후에 계획공동체가 가능한 것이 가능한가?라는 논의가 진행되게 됐다.

이후 퍼머컬쳐농법은 계획공동체 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농장에서 배우면서 점차 확장됐다. 그러다 기후위기나 공동체붕괴를 목도하면서 새로운 계획공동체를 만드는 것 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마을에 생태적 이슈와 삶의 방법을 접목시키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고민속에서 ‘퍼머컬쳐’와 ‘전환마을’이 같은 운명체가 됐다. 그래서 퍼머컬쳐를 배운 공간에서 전환마을로 가는 것을 목표치로 둔다.

 

퍼머컬쳐는 단순한 농법인가?

많은 분들이 퍼머컬쳐가 농법으로 알고 있는데 철학의 베이스로 공동체를 복원하고 의식주를 바꿔나가는 운동적 측면이 크다. 나의 농법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자 삶의 방법이다. 최고의 도달 목적이 공동체 복원일 수밖에 없고 최근에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에 많이 집중하고 있다.

처음 만들 때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철학을 먼저 만들었고 그 위에서 농법을 정리하다보니 순환농법이나 자연을 해치지 않는 농법을 사용한다. 기후변화의 책임이 농업에도 있고, 잘못된 삶의 방식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수정할 것인가? 이야기를 하다보니 철학과 실천에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순환농법도 초기 설계할 때 많이 차용했다. 퍼머컬쳐가 호주에서 시작했는데 구현하고자 하는 농법은 동양,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순환농법 등에서 많이 차용했다. 유럽에서는 퍼머컬쳐학교가 우리나라 도시농부학교 만큼 흔하다.

결국 퍼머컬쳐는 전 세계적으로 자연을 담아가는 여러 가지 농법이 다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서 많이 차용하는 것이 아시아의 순환농법이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외국문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전 세계적인 순환적 방법을 총 망라하고 있다. 지구인으로서 자연을 닮아 사는 모습은 거의 닮아 있기 때문에 하나로 꿸 수 있다. 지구적 농법이고 삶의 방법이다. 어느 나라에서 가져왔냐고 중요하지 않다. 자연을 닮으려고 하면 결국 하나로 꿰지는 것이 있다.



퍼머컬쳐와 전환마을

우리는 전국에서 마을공동체나 자립공동체에서 퍼머컬쳐를 베이스로 공동체 만들고 싶다고 하면 도와준다. 처음에는 고양시에서 했고, 2기는 은평이었다. 지금은 11기가 1년 과정으로 진행 중이다. 퍼머컬쳐 PDC과정이라고 퍼머컬쳐 디자인 코스가 있다. PDC과정 72시간을 이수하면 누구나 퍼머컬쳐를 가르치거나 이수과정을 열수 있는 국제적자격이 주어진다. PDC를 통해 굉장히 많은 퍼머컬쳐가 굉장히 빠르게 확산됐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종류의 퍼머컬쳐 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공인과정 이수한 분이 130명 정도가 된다. 내년에는 퍼머컬쳐 네트워크도 구성할 예정이다. 네트워크가 가진 마을이나 농장을 중심으로 퍼머컬쳐를 확장해서 기후위기에서 농법이나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 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일을 구체화 하려고 한다.

 

생태적 결사체?

스스로 선언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결사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환마을은 굉장히 수평적 구조로 대표나 운영위원등을 따로 두지 않고 개인 개인이 역할을 맡아서 한다. 이렇게 위계를 만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 한국에서 설명되기가 굉장히 어려웠고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다.

생태적 결사를 ‘스스로’ 선언하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 지정’하는 것 보다 더 큰 무게가 있다. 스스로 선언하고 그 무게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마을이 전환마을이고 전 세계적으로 1500개가 넘는다. 그 누구도 ‘너네는 전환마을이다’라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언하고 컨트롤 하는 것이다.

실제 이런 생태적 결사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자기 스스로의 움직임에도 너무 엄격하다. 지구 운명이 자기에게 달렸다고 생각하고 삶을 실천하는 모임이다보니 아주 넓은 의미의 마을 공동체보다는 취향 공동체에 가깝고 생태적인 실천을 직접 하겠다는 것이라 일반 도시농업 학교보다 직접행동의 결이 높다.

 

어떤 실천을 하는가?

전환마을을 하고자 할 때 단체나 개인이 모여 지구의 여러 문제를 보고 생태적 자립할 수 있는가 고민하고 방향성과 할 일을 정해서 선언하는 것이다. 활동프로젝트나 소모임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은평의 경우에는 생태와 관련된 것으로 100개 정도가 된다. 특히 퍼머컬쳐팀에서 많이 한다. 농사소모임 분만 아니라 의식주 자급하기위해 생태건축, 옷을 만드는 것, 옷의 재료를 직접 재배하거나 가공하는 것, 먹거리를 로컬에서 만드는 것, 레스토랑을 만드는 것까지 진행한다.

 

도시는 의존적인데, 순환적 삶을 어떻게 만드나?

그래서 공동체가 필요하다. 순환농법의 핵심을 공동체다. 공동체가 없으면 순환이 없고, 상생할 수 없다. 자급한다는 것이 예전에는 농사라는 것에 포커싱이 되어 있다면 여럿이 서로 돕고 공동체를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많다. 특히 에너지 정점 시기와 기후위기 시대라면 이런 어려움을 개별적인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면 어려움이 크다. 그래서 공동체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은평의 경우에도 텃밭이 있지만 완전 자급하지 못하지만 되도록 자급하려는 방법을 찾기 위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밥풀꽃’ 식당의 경우 먹거리를 납품을 받을 때 한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도시농업 공동체들이 다 같이 납품하는 방식 등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공동체가 중요하고 그 안에서 내가 좀 넘치는 것은 나누고 부족한 것은 받을 수 있는 것이 순환이라고 한다. 퍼머컬쳐에서 생각하는 것은 완전한 자급이라기보다 내 스스로 서서 돕는 순환체계를 돕는 것이라고 본다.

 

공원을 먹거리 숲으로 만들자는 것도 같은 방식인가?

에더블 가든, 먹거리 숲도 하나의 농법이다. 한국에서 오해하는 것이 단순히 먹거리 숲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렵채취와 식생활의 완전한 개선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많이 생산한다고 그 부가 공동체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심겨지거나 수렵 채취한 것들이 어떤 방식으로 쓰일 수 있는가 아는 게 중요한데 논의하는 작물을 심는 것만 이야기한다. 그런 것을 넘어서자는 것이 퍼머컬쳐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쉽다. 왜냐면 오래전부터 나물이나 다년생 작물을 채취해서 먹는 것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하나의 농법이고 방법일 수 있다고 보고 퍼머컬쳐에서는 복원하려는 운동을 한다. 우리에게는 일상인데 이런 것에 유럽은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옛것에 좀 더 창의적인 방법을 추가하면 현대적인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레트로처럼. 창의적인 구성을 하는 것도 퍼머컬쳐의 방법이다.

 

어떤 공동체에서 무엇을 할 때 공동체를 완전히 분석하고 가진 자원이 무엇이고 무엇을 투입해야하는지 분석해서 계획까지 내놓는 것이 퍼머컬쳐 디자인이라고 한다.

퍼머컬쳐은 농법 보다는 분석하고 재디자인하고 앞으로 실행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번 농사지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긴 과정이고 계획을 세울때도 10년, 20년의 계획을 세운다.

 

퍼머컬쳐는 자연농인가?

우리는 관찰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70%가 관찰이다. 자연농은 일본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에 맞게 바꿔 적용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자신의 농지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다. 자연농이 훌륭한 농법이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농장이 있다. 많은 공동체에 공급해야해 생산성을 확대해야 한다면 선택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이 퍼커컬쳐 디자인 과정으로 관찰을 하면 농지에 적합한 농법이 무엇인지 답이 나온다. 우간다 농법, 독일의 농법, 영국의 농법 등 퍼머컬쳐에서 검증된 여러 농법을 함께 사용한다.

 

더 나은 도시농업을 위해서

농사이야기만 해서는 재미가 없다. 상상하고 꿈꾸는 것을 창의적으로 실현하게 되면 재미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도시농업 쪽은 재미가 없다.

우선, 많은 분들이 이미 열심히 했다고 본다. 전략적으로 은퇴할 때가 됐다. 아무리 훌륭한 철학과 농법을 가지고 있어도 새로운 세대와 확장성을 위해 다른 그릇에 담을 필요가 있다. 강의 중심 방식의, 여러 단체가 겹치는 내용을 가지고 활동하는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또 너무나 많은 학생을 배출했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세대가 발굴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약간 밥그릇 싸움인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그런 재미없는 곳의 하부로 들어갈 생각이 없다. 생태나 환경에 대한 철학이 없고, 막상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지금의 틀이 힘들 것이다. 행정과 돈 따먹기 사업, 공모사업으로 행정도움을 받아 공무원처럼 일해서는 안된다. 그런 것은 철학의 부재 때문에 일어난다고 본다. 퍼머컬쳐는 지원금을 10원도 받지 않고 있지만 20~30대 청년들이 60~70%다. 농사가 힘든 것은 비슷하지만 그쪽으로 잘 안가는 것은 위계적이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격증까지 맞물려서 행정이 할 일을 대신해주고 있다. 농사를 통해 공동체를 발전시켜야 하는데 직업적 텃밭교사로만 접근하는 것 같다. 기존 생협들이 초기에는 그런 철학이 있었지만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과대포장이나 단작을 수용한 것처럼 지금의 한국 도시농업의 판도는 너무 관변화 됐다.

 

도시농부들에게

농사에 국한해서, 농사를 배워 자기 관련해서만 고민하지 않았으면 한다. 기후위기가 직면한 상황에서 산업문명의 의식주 사용방법이 잘못된 것을 생명감수성이 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생명 감수성을 지구적 모습으로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밭에 유기농으로 키워놓고 집에서는 플라스틱 아무렇게나 쓰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기후위기로 공멸을 부르는 티핑포인트가 1.5도씨의 이제 0.5도밖에 남지 않았다. 공멸을 부르는 0.5도가 오르는데 약 9~10년이 걸린다는 보고가 있다. 그 안에 변화를 이끌어야 하고 국가적으로 나서야한다. 개인의 행동과 실천이 깃털 하는 올린 것이라도 모두가 함께 나서야한다.

 

기후변화 심각하다

아무도 이야기 안한다. 축산업과 관련해 소를 키워 고기를 먹는데 사료를 얻기 위해 농지에서 숲을 없애고 키운다. 아마존에 멕시코 영토 크기의 불이 난 것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생태계에서 하루에 200종이 사라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기후위기를 생각하면서 어떤 먹거리를 먹을 것인가? 탄소가 나오지 않도록 어떤 환경을 만들 것인가? 특히 도시농업인들이 생각해야 한다. 취미를 넘어서 운동으로 가야한다.

오늘(9월27일) 전세계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대응을 외치며 학교를 가지 않는 파업을 선언했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도시농업의 힘이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 특히 소비를 많이 하는 도시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농사짓고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성호 기자

gbear8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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