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요리] 자색 고구마 파운드케익



 

고구마

 

나는 육남매의 대가족 속에서 자랐다. 우리 육남매의 어릴적 겨울철 별미 간식이었던 고구마는 여전히 일등 간식거리이다.

육남매의 먹을거리로 엄마가 종종 져주셨던 찐 고구마 그리고 겨울이 오면 퇴근하시는 길에 또는 외출에서 돌아오실 때면 아빠, 엄마가 잊지 않고 사오셨던 달달한 군고구마의 맛은 소중한 추억의 맛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외출에서 빈손으로 돌아오시는 경우는 드물었다. 집에서 기다릴 우리들을 위해 그 계절에 맛볼 수 있는 무언가를 사오셨다. 부모님이 집안에 들어오시면 내 눈길은 자연스럽게 두 분의 손으로 향해 있었다. 막내인 남동생보다 더 막내 같았던 막내딸인 내가 가장 기다리던 시간이기도 했다. 대가족이 나누어 먹다보니 기대보다 적게 돌아오는 고구마의 양에 매번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쉬운 마음의 크기만큼 더 맛있게 달게 먹지 않았나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 가족이 서로를 챙기며 나누어 먹었던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고구마에 담긴 우리의 소소했던 일상을 떠올릴 수 있어 감사하다.

고구마를 먹을 때면 꼭 등장했던 부모님이 직접 담그셨던 김장김치, 뜨거운 김이 솔솔 올라오는 고구마 위에 잘 익은 시원한 김치를 올려 한 입 베어 물면 세상 어떤 간식보다도 맛있었다. 때로는 마당의 한켠에 묻어 둔 장독에서 꺼내온 얼음 동동 올려진 동치미와 먹기도 했다.

집에서 손수 키워낸 고구마 순을 텃밭에 옮겨 심어 키웠던 나의 첫 고구마 수확은 들쑥날쑥한 모양과 크기로 못난이였지만 속이 알찬 달달한 고구마였다. 또한 한창 자라는 시기에는 고구마 순을 계속 따서 먹을 수 있어 좋다. 현재는 자그마한 텃밭에 다양한 채소를 키우다보니 고구마에게 내어 줄 수 있는 공간이 작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수확한 고구마를 겨울동안 간식으로 먹을 넉넉한 양으로 다양한 고구마를 키울 날이 오길 바란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레시피는 군고구마가 절로 생각나는 계절, 겨울에 만들어 먹으면 고구마의 달달한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파운드케익이다. 버터, 달걀, 우유가 들어가지 않지만 한 끼 식사로 또는 우리 아이 간식으로 맛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자색고구마 파운드케익이다. 자색고구마는 일반 고구마에 비해 단맛은 적지만 시력에 좋은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아 영양은 물론 건강에 좋고 찌거나 구워도 맛있고 생으로 아삭아삭한 맛을 즐겨도 좋다.

< 버터, 달걀,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자색 고구마 파운드케익 > 레시피

재료   우리밀 통밀가루 110g, 베이킹 파우더 4g, 자색 고구마 또는 일반 고구마 120g, 두유 100g, 소금 2g, 원당 40g, 식물성유 20g

만드는 방법

1.볼에 우리밀 통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소금, 원당을 담는다. 거품기로 가볍게 섞은 다음 고운체에 내려준다.

2.다른 볼에 두유를 넣고 식물성유를 2~3번에 나누어 넣어 섞은 다음 고구마를 넣어 골고루 섞는다.

3.2)에 1)을 넣고 주걱으로 날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볍게 섞는다.

4.반죽을 틀에 붓고 주걱을 이용해서 윗면을 평평하게 정리한다.

5.175℃로 예열한 오븐에서 20~25분 굽는다.

 

 

*박선홍 님은 9년차 도시농부로 네이버 블로그에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텃밭 에세이 <요리하는 도시농부>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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