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감소 이론(Stress reduction theory)과 텃밭 디자인

증거에 기반한 치유텃밭 디자인 1.



<은평구 서북병원 치유텃밭>

 

 

스트레스란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한스 셀리에가 동물이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일어나는 생리반응을 연구하면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유기체가 외부적으로 혹은 내부적으로 어떤 압력이나 요구를 가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의미한다. 흔히 이야기 하는 질병이란 것은 우리가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하려는 시도의 실패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실제로 일차 진료기관(병원)을 찾는 사람의 70% 정도가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일 정도로 우리의 일상에서 건강을 해치는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되는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신체적, 정서적으로 장·단기의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하는데 단기적으로는 잠을 방해하고, 고독감과 우울감을 높이고, 심박동수와 혈압을 높이고, 항체를 만들 수 있는 인체의 능력을 감소시키고, 면역계를 약하게 하고, 상처가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길게 한다. 또한 흡연과 음주, 불규칙한 식습관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관동맥성심장병, 암, 2형 당뇨병 그리고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에 기여하게 된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며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물리적 환경개선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것에 집중되기도 한다.

 

‘울리히(Ulrich)’는 스트레스 상황(시험)에 처해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감소와 관련된 실험을 통해 자연을 상상할 수 있는 사진을 보는 것이 도심의 일상적인 모습을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 신체적·정서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는 집단인 외과수술(담낭절제술) 환자를 대상으로 ‘창문을 통한 경관은 수술 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음(View through a Window May Influence Recovery from Surgery)'이라는 연구를 통해 병실 침대 옆의 창문을 통해 나무를 볼 수 있었던 환자그룹과 벽돌 벽만을 볼 수 있었던 환자그룹의 기록을 비교해본 결과, 세 가지 차원의 변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병실 창을 통해 자연을 볼 수 있었던 환자들은 병원 내 체류기간이 더 짧았으며(7.96일과 8.7일로 하루 먼저 퇴원), 수술 후 합병증을 덜 앓았고 강력한 진통제를 덜 요구하였으며, 의료 기록에서 직원들의 긍정적인 평가(환자는 기분이 좋다)와 노동력 투입을 덜 요구하였다.

울리히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물리적 환경, 특히 자연경관이 측정 가능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더불어 자연으로의 접근을 제공하는 사업사례를 설립하였다. 환자들의 향상된 결과는 모두 잠재적인 비용 절약으로 나타났다.

 

이후 1992년 ‘지원적인 정원 이론(Theory of Supportive Garden)'을 확립하였으며, 두 가지 근거를 통해 스트레스 감소를 통한 긍정적인 건강에 대한 결과를 강조 하고 있다. 첫째로 아픈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는데 자연과의 접촉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원은 논리적으로 합당하다고 하였으며, 둘째로 증거(자연을 통한 스트레스 저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 또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자연을 찾고 그 안에 머물길 희망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와 같이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는 정원공간의 디자인을 위해 ‘제어 감각’, ‘사회적 지원’, ‘신체적 움직임 및 운동’, ‘긍정적인 자연의 오락 활동’의 4가지 요소가 중요하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정원이 이러한 요소를 지원하도록 설계되는 정도만큼 스트레스 감소에 이로운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연구에 의하면 제어감각을 느끼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덜 경험하고, 스트레스를 마주할 때 더 잘 견뎌낼 수 있고, 제어감을 상실하거나 부족한 사람들보다 더 건강하다고 하였으며 아픈 사람들은 제거감각이 낮거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텃밭정원이 제어감각을 제공하여 스트레스로 부터의 회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텃밭의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텃밭 안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이 선택하는 대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더 쉽거나 어려운 경로, 볼 것들, 앉을 곳(여름철 그늘진 곳, 겨울철 해가 잘 드는 곳), 사적이거나 개방적인 곳 등에 대한 선택지는 모두 제어감을 제공할 수 있다.

 

‘사회적 지원’이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정서적·물질적·물리적 도움이나 보살핌을 받는 것을 의미하며, 높은 수준의 사회적 지원을 받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 보다 더 나은 건강상태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사회적 지원은 보살핌을 받는다고 표현하는 것, 감정이나 신념을 표현하도록 장려하는 것, 집단이나 네트워크에 속한다는 소속감을 갖는 것 등을 의미한다. 사회적 지원을 향상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는 텃밭 내 휴게공간에 마주보고 앉는 의자나 마주 볼 수 있도록 움직일 수 있는 의자의 설치, 다양한 모임을 위한 공간 확보 등이 있다.

 

‘신체적 움직임과 운동’의 신체적·정서적 혜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며, 아무리 작은 움직임과 운동일지라도 우울증을 포함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충분한 효과를 발휘 한다고 하였다. 신체적 운동을 위한 디자인 고려사항으로는 다양한 난의도의 경로와 목적지, 운동이나 경작활동을 통한 인센티브 제공, 아이들의 놀이 공간(때로는 아이들을 돌보며 경작활동을 병행해야 하는 부모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역할) 조성 등이 있다.

‘자연과의 접촉을 통한 긍정적인 오락’은 인지자의 정서 상태를 향상시키고, 걱정스러운 생각을 차단하거나 줄이고, 더 낮아진 혈압이나 스트레스 호르몬 같은 생리학적 체계에 이로운 변화를 조성하는 환경적 특징 또는 상황을 의미한다. 음악이나 예술, 반려동물과 함께 자연은 긍정적인 오락의 최선의 형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위한 디자인 고려사항으로는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30%의 하드스케이프(포장된 길, 벽, 기타 시설물)와 70%의 소프트스케이프(교관목, 지피, 경작지 채소)를 추천한다.

이와 같이 물리적 환경 개선을 통해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는 ‘지원적인 정원디자인 이론’을 도시농업 공간인 텃밭에 접목함으로써 예방적 차원의 건강과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후 보다 적극적인 현장 적용과 사용 후 평가와 같은 검증으로 개선된 형태의 치유텃밭 조성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제준 님은 그린케어센터 대표며 국제원예프로그램연구회 회장으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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