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도시농부 이지경란 대표를 만나다

6개월간 음식물 생 쓰레기 450톤을 퇴비화 해

 



양천구에서 활동하는 ‘생쓰레기순환도시농장텃밭’은 올해 서울도시농업시민협의회에 가입했다. ‘생쓰레기’를 바탕으로 퇴비를 만들어 순환시키는 활동을 하면서 텃밭도 운영하고 있다. 이지경란 대표는 서울남서여성민우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면서 1996년 소각장 증축반대운동을 진행했고 지금도 서울도시농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성민우회의 환경분과로 도시농업과 생태환경활동을 많이 했지만 ‘생쓰레기순환도시농장텃밭’이라는 단체를 만든 것은 올해다. 단체는 올해 만들었지만 몇 년 째 주말농장을 함께 분양받고 활동해온 사람들이다. (* 이지경란 대표는 양성 평등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으로 부모 성(姓) 함께 쓰기를 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생 쓰레기순환운동의 시작

양천구에는 생활쓰레기를 태워 온수를 만들고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발전소는 1996년 소각장을 200톤에서 400톤으로 증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여성민우회활동을 하던 경란 대표는 소각장의 불완전연소에 의한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소각장을 왜 늘려야하는가?’의 고민부터 여러 각도로 증축반대운동을 펼쳤다.

당시에는 음식물쓰레기와 생활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배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각장에는 음식물에서 나온 물과 빗물등이 섞이면서 완전연소를 바랄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증축이 필요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나 동네에서 쓰레기봉투를 수거해 내용물을 분석하고 쓰레기를 해체해 보면서 분리수거만 잘 되어도 70~80%는 소각하지 않아도 되는 쓰레기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리고 생협활동을 하면서 배운 내용으로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도 생 쓰레기와 염분이 포함된 쓰레기만 분리해도 음식물 쓰레기의 70%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생 음식물 쓰레기는 과일껍질 등 조리하지 않은 상태의 쓰레기를 말한다.

 

때문에 소각장 증축반대운동과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중 생 쓰레기와 염분쓰레기를 분리하자는 운동을 함께 펼쳤다. 결국 소각장은 400톤으로 증축됐지만 태울 것이 없어 10여년 가까이 200톤만 운영하다가 이제는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도 받게 됐다. 하지만 1997년부터 시작된 생 쓰레기분리운동은 이후에도 꾸준히 지속됐다.

 

양천구 신월동에는 구청이 낙엽을 모아 퇴비를 만드는 곳과 신월동의 하우스농장을 하던 농민의 퇴비장에 생 쓰레기를 모아 퇴비화를 시작했다. 양천구청에서 재활용수거차량을 활용해 일주일에 1번씩 수거해줬다. 당시 주민들은 음식물을 가능한 바싹 건조시켜서 내놓았고 이런 형태로 2002년까지 운영했다.

 

6개월간 450톤의 음식물 생쓰레기 자원화

 

7년간 운영되던 생 쓰레기 퇴비장은 구청장이 바뀔 때마다 이해시켜야한다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구청에서는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든다. 꼭 해야 되나?’면서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했고 결국엔 2002년 중단됐다.

하지만 늘 아쉬움이 남았다. 여성민우회의 활동을 하면서 여성운동에서 시민운동을 시작했지만 여성과 환경은 떨어질 수 없는 주제고 주부들에게 ‘여성’보다는 ‘환경’이라는 주제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란 씨는 여성이든, 지역이든, 환경이든 지역에서 함께 어울려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텃밭을 분양받아 농사를 시작했다.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궐선거로 당선되며 25개 자치구를 순회하면서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 참여한 경란 대표는 생 쓰레기 사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그 뒤 양천구가 환경부의 프로젝트공모를 통해서 다시 시작하게 됐다 .

 

2013년 다시 시작한 생 쓰레기 수거활동은 1500세대가 속한 2개 아파트, 총 3천세 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먼저 열병합발전소 근처의 아파트는 소각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인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 사업을 자연스럽게 잘 받아들였지만 다른 한 아파트는 교육이 잘 먹히지 않고 쓰레기를 내놓지도 않았다. 그렇게 2년간 애를 먹다 사업대상지를 임대아파트가 많은 쪽으로 변경을 했는데 여기도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며 반전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당시 아파트들은 1500원만 내면 음식물 쓰레기를 무제한으로 버릴 수 있던 것이 버린 양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음식물쓰레기봉투나 RFID단말기로 바뀌고 버린 양을 측정해 과금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1500원씩으로 계산하면 월 450만원의 처리비용이 들던 것이 종량제 시행과 생 쓰레기수거운동의 결과 월 90만원으로 다운될 정도로 모든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참여자들은 음식물 쓰레기에서 물이 흐르지 않을 정도만 건조시켜 내놓으면 된다. 염분이나 조리된 쓰레기는 받지 않고 매실청이나 포도청의 찌꺼기까지는 수거한다. 이 사업은 단순히 수거가 아닌 지속적인 교육이 계속 이어져야한다.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도 바뀌고 새로운 주민들도 이사를 오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3회 경비실 주변에 노란 수거바구니를 놓으면 주민들이 아침7시~9시 사이에 쓰레기를 내놓고 구청에서 수거하는 방식이다. 단, 퇴비장이 산 속 비포장도로를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눈이 오는 12월~4월의 동절기와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 한 달간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

 

한번 수거할 때마다 2-3톤 정도가 수거되고 작년에 6개월 동안 450톤이 수거된 것으로 측정됐다. 수거된 생 쓰레기는 공원에서 수거된 낙엽 450톤을 섞어 퇴비로 만든다. 퇴비장은 단체회원이면서 신월동에서 민영농장을 하는 한 회원의 농장 안에 설치되어 있으며 포크레인으로 섞어주는 작업을 진행해준다. 이렇게 만든 퇴비는 농장의 거름으로 모두 소화된다.

 

일반 가구나 주택에서도 생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 수 있다. 이지경란 대표는 김치를 절구는 통을 활용해 바닥에 흙을 깔고 생 쓰레기를 버리고 다시 흙을 까는 시루떡 방식처럼 하면 냄새도 안 나고 제대로 된 퇴비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지경란 대표는 교육청의 ‘학교오감톡톡 스쿨팜’의 강사로 나가기도 한다. 물이 없는 곳에서 마련된 텃밭교육에 집에서 물을 7통이나 받아가면서 진행하기도 했다.  이지경란 대표는 “스쿨팜을 하다보면 양천구의 학교에 다른 지역 출신의 강사들이 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취지가 지역민들과 학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인데 지역민이 배제되는 것 같아 아쉽다. 단순히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과 학교가 결합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관내의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공통의 정서를 민간과 행정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올해 양천구 공영텃밭이 만들어졌는데 양천구의 내부 인적 자원들이 위탁을 받아 운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도시농업공동체의 등록은 최근이지만 그 활동의 근원은 수 십년간 지역 속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좀 더 나은 생태적 환경과 여성의 권리를 위해 땀 흘려 온 이지경란 대표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주3회 생쓰레기를 모으는 현장

 





<구청에서 수거해 퇴비장까지 운반한다>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퇴비장>

 

이성호 기자

gbear8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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