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류 중인 사회적농업 육성법, ‘폐기해야’ 한 목소리

전국협, 사회적농업의 방향과 도시농업의 역할 포럼 개최



사단법인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이하 전국협)는 지난 7월18일 ‘포용사회를 위한 사회적농업의 방향과 도시농업의 역할’이라는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전국협이 2019년 전환기 도시농업을 열기 위해 진행하는 첫 번째 포럼으로 ‘사회적농업 육성법’이 2018년 말 서삼석 국회의원 대표 발의로 계류 중인 상황에서 사회적 농업을 어떻게 이해하고 제도를 만들것인가 고민하는 자리였다. 토론자들은 사회적농업이 농촌과 소농의 현실을 나아지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지금 당장 성급한 법 제도를 만들기보다는 천천히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덕 전국협 대표는 “농업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켜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의 형태가 사회적농업일텐데 현재 마련된 법안에는 그런 내용이 부족하기도 하고, 도시농업에서도 치유농업, 원예치유 등의 부분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어 사회적농업과 도시농업의 역할을 어떻게 만들어야할 것인가 학습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고 자리의 취지를 설명했다.

신승철 철학공방 별난 공동대표는 ‘포용사회를 위한 사회적 농업의 방향’이란 발제에서 소농을 통해 포용사회를 재건해야 하며, 사회적농업 법안이 농업의 사회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사회라는 것은 미리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과제다. 헤겔이나 맑스 등이 사회를 보는 시각이 지금은 맞지 않는 것이 많다. 무차별사회와 원자화된 개인을 사회적인 공동체로 이끌고 소농공동체의 관계로 실질화 하는 것이 사회적 농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생태시민성의 논의에서 농민은 제외된 점을 들면서 생태위기 시대에 ‘농업의 사회화’와 동시에 ‘사회의 농업화’ 역시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짚고 환경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소농의 역할과 위상이 매우 커지고 있다면서 사회적 농업은 아직 구체적인 윤곽이나 제도가 수립되지 않았기에 우리가 개념을 만들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사단법이 이랑의 서승현 대표는 ‘사회적농업 법제화의 과제’의 발제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농업 공모사업의 사례와 유럽 사회적농업의 지원체계를 짚고 법제화의 몇 가지 쟁점을 정리했다. 서 대표는 우선 ‘사회적농업을 통한 농촌 활성화가 가능한가?’, ‘사회적 농업인가?, 농업의 사회화인가?’,‘참여자의 자율적 참여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는가?’,‘사회적 농업을 사회적경제의 영역으로 볼 것인가?’등의 질문을 통해 법제화의 고민을 던졌다. 더불어 “사회적 농업의 법제화 논의에 있어 시간표에 메여 법을 만드는 것보다는 농업의 가치가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 접목되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발견하고 재창조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먹거리위원회 김덕일 공동위원장은 “사회적 농업이 ‘농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내용을 축소시키는 것 같아서 굉장히 우려스럽다. 교육, 돌봄, 사회통합으로 농업을 국한시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회적농업의 법제화를 하지 않고 농업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시키고 중소농들이 손을 놓지 않게 할 것인가 고민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먹거리계획, 푸드플랜으로 먹거리 거버넌스를 만든다는 계획인데 그 속에서 사회적농업의 고민이 풀리지 않을까 한다. 기본적으로 농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농민들이 생태적농업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내영 한국도시농업연구소 부소장도 “우리가 스스로 사회적농업의 의미가 무엇인지 담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회적 농업은 무엇인가? 소농이 가진 장점과 도시민의 장점의 유기적 결합 장치로 사회적농업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현재의 법안은 포용사회를 구현하는데 충분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의 사회적농업 공모사업들에 대해서 “사회적농업이 사회통합의 과정이라면 참여자들의 자율성이 중요한데 숫자로만 보고 보조금을 주는 것이 문제다. 지표를 바꿔야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도시농업적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농업과 추구하는 바가 일치한다. 도시농업은 먹거리 생산, 자급자족인 삶에서 시작했지만 발달하면서 농업의 다원적 가치와 사회적관계성, 공동체성, 치유 등의 개념이 들어와 있다. 앞으로 공론장을 계속 열어 도시농업의 시행과정을 공유하면 사회적농업의 확장성과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제안했다.

 

홍성에서 올라온 최문철 ‘꿈이 자라는 뜰’ 대표일꾼은 ‘사회적’이라는 말에 대한 부정적 어감을 지적하면서 ‘농지가격’등의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꿈이 자라는 뜰’은 농촌에 방치되어 있는 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농사를 배우고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농사는 직업교육을 넘어 인간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교육과 치유로 연계된다. 저희가 시작할 때는 교육농업, 치유농업의 말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이게 사회적농업이라고 말을 한다. ‘사회적’이라는 말에 내포된 의미가 부정적이고, 또 거기에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사회적농업 이야기할 때 농업은 농촌과 농민에 대해서 이야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이 사회적으로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 보상이 받았는가? 사회적 가치를 더하지 않아도 어려운 농민들에게 사회적 농업이 생존에 보탬이 되는가?  농업의 생산성은 좋아지지만 수익성은 너무 낮아지고 있고 고령으로 인해 농촌이 허물어져 가는 상황에서 농업으로 사회적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치유 농업’에 대해서도 사회적 타살이 빈번한 농촌에서 사회적 농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면서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에는 ‘농지가격’이라고 주장했다. “도시든, 농촌이든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에게는 농지가 확보되어야 한다. 지금은 영농조합이나 농민이 아니면 안 된다. 2010년 논농사 수매가격으로 농지를 산다면 30년이 걸린다. 내 소유가 아닌 정책적 공유지라도 농지가 확보되어야 자율적 농민과 지속가능한 농촌도 된다. 경자유전의 법칙이 사회적 농업을 하겠다는 사람에게도 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철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전 소장은 “농림축산부도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속에서 사회적농업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준비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 형편없는 사회적농업 육성법이 통과되어 농민들이 배제당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제도가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다. 활동의 영역과 지원금과 자율성에 대해서 제한이 된다.”면서 “지금 계류 중인 법안이 폐기되어야 하는데 기습적으로 통과될 수도 있으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통일 한국농어촌장애인진흥회 사무총장은 전체 장애인들 중 13%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농업인들 중 농사를 짓다 사고를 당하는 비율이 11%정도이며, 소농의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어서도 다시 농사를 짓고 있다는 현실을 전하면서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장애인들이 많지만 사회적 지위나 대접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사회적 농업은 일부 복지관들이 하는 것과 모양새가 똑같다. 일부 정신장애나 발달장애 복지관들 중 2,3만평 땅이 있는 가진 곳이 있은데 그 땅에서 활동보조인을 배치하고 농업회사와 연계해 장애인들이 식품을 만들고 이를 선전해 후원받는곳이 많이 있다. 이게 지금 진행하는 사회적 농업의 모델”이라고 계류 중인 법안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혜숙 대표는 “사회적농업 말은 너무 과대포장 된 잘못된 말이다.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은 치유농장을 지원하는 법이다. 사회적농업이 사회적 통합을 해야하는데 다 배제되고 있다. 현재 계류 중인 법은 폐기하고 농업의 사회화, 사회의 농업화를 광범위하게 의제화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

김진덕 대표 역시 “사회적농업이 농업의 가치를 가지고 활동해야하는데 지금의 법안은 사회적농장 지원법이다. 다양한 확정성과 활성화에 대한 부문이 빠져있고 여러 문제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다. 농업 쪽에서도 담론화 되는 과정이니 우리의 입장을 잘 정리해 폐기하던지, 수정하던지 입장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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